대구에 법정 전염병인 ‘홍역’과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확산하는 등 감염성 질환이 번지고 있다. 특히 종합병원 간호사까지 홍역 확진 환자로 판명돼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과 입원환자, 방문환자 등에게 확산 될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 모니터링에 들어가는 등 비상에 걸렸다.

감염 가능 기간인 지난 3일부터 5일 동안 이 간호사와 접촉한 것으로 짐작되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은 97명이나 되고 이 간호사가 진료차 접촉한 병원의 환자가 576명이나 된다고 한다. 접촉자들이 홍역에 걸렸는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5일 이 병원을 찾은 환자와 직원, 방문객 등 1만5000여 명도 홍역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병원을 찾았다가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 홍역 증세를 보이면 가까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즉각 연락해야 한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갓난아기 4명이 홍역에 걸려 입원치료를 받았고 퇴원하는 등 홍역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근심이 크다.

여기에다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에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해 보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7일 달서구 진천동 한 산후조리원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가 발생한 사실을 보건 당국에 신고하고 신생아실 운영을 중단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던 영아가 퇴실한 후 재채기와 콧물 등의 증상을 보였고 병원 진료 결과 RSV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달서구보건소는 해당 산후조리원을 거쳐 간 아기들과 산모, 종사자 등 170여 명을 대상으로 호흡기 증상 여부를 조사하고 바이러스 감염 경로에 대해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7일 현재까지 병원에서 확인된 확진자가 총 5명이나 된다.

이처럼 대구에서 홍역 등 감염성 질환이 잇따라 확인돼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보건당국은 홍역과

RSV에 대한 비상 대응체계를 갖추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적극적인 홍보도 해야 할 것이다. 홍역은 국민의 예방접종률이 높아 발병을 한다 해도 사후 조치만 잘하면 보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니 막연한 공포심은 금물이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생활화와 대중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는 등 위생 규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홍역은 환자와 접촉한 사람 90%가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법정 전염병인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적으면 2∼3명, 많으면 수십 명씩 홍역 환자가 발생하는데 지난 2007년 194명, 2014년에는 442명이나 환자가 발생했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비상 대응태세를 유지하면서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도 경각심을 갖고 개인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 등에 바로 연락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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