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매년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열린 대회의 평가에서 이 대회의 경제 파급효과가 482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대회에는 전국의 128개 초등학교 유소년클럽에서 모두 674개 팀 1만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12일간 주야로 1532경기를 치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였다. 세계 각국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 하는 것도 스포츠 이벤트의 사회 경제적 부가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를 조성키로 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공모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가 1500억 원 규모인 데다 생산유발 효과가 2조8000억 원에 달하는 매력적인 스포츠 SOC사업인 것이다. 이 때문에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공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만 해도 경주와 영천, 상주, 예천이 집안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런 국가적인 대형 공모사업은 각 시군이 나설 것이 아니라 경북도가 나서서 조정하고 유치에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인데 이렇게 집안싸움을 벌여서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앞선다. 공모 기간이 하루 이틀 남았지만 경북도가 나서서 중재하고 명분과 실리에 맞는 유치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01년 건립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가 협소하고 2024년 무상임대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축구협회가 구상하는 축구종합센터는 파주 센터 부지 규모의 3배인 33만㎡(약 10만 평), 1000명 이상 수용 가능 미니스타디움과 축구장 12면, 풋살구장 4면, 체육관 수영장 등 부대시설에 축구과학센터까지 갖춘다니 지방자치단체들이 탐낼 만한 사업이다.

공모에 나서겠다는 경주와 영천, 상주, 예천 지역은 나름대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경주와 영천은 인근에 대구와 포항, 울산, 김해공항과 KTX 역사가 있어서 교통이 편리하고 국제경기가 가능한 대구·울산의 월드컵 구장이 인접해 있다. 또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 대구FC 등 명문 프로구단 연고지와도 가까워 지역민들의 높은 축구 열기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다 경주의 신라 1000년의 역사 유적을 품고 있어서 관광과 숙박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예천군도 지난해 말 유치위원회를 구성, 지난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치 기자회견을 하는 등 활발한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유치 서명운동까지 벌여 8일 현재 3만 명이 넘는 군민이 서명했다니 대단한 열정이다. 여기에다 상주상무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상주시까지 축구센터 유치전에 뛰어들 태세여서 경북도에서만 4개 지자체가 경합을 벌이는 셈이다.

경북도는 이 같은 유치전에 대해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된다. 시군 간 의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하나의 유치안을 만들어서 도 차원의 유치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마감일이 촉박했다고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매사가 이래서야 큰일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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