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치료 불가능한 질환…"소음노출 줄이는 게 유일한 예방책"

한 조사결과를 보면 요즘 10대와 20대는 활동시간 중 ‘3분의 1 정도’를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이어폰을 끼고 사는 청소년에게 난청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이런 주의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세대에게는 이어폰이 필수품인 데다, 아직은 난청이라는 증상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개인 음향장비에 과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에게서 실제로 난청 유병률이 높다는 보고가 나와 경각심이 요구된다.

서울의대 연구팀(오승하·홍윤철·이지혜·이동욱)은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 2천879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와 이비인후과 검진, 설문조사를 한 결과 17.2%가 난청에 해당하는 것으로 진단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학생들에게 주파수를 이용한 청력검사를 한 다음 ‘어음청력검사’를 했다. 어음청력검사는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를 사용해 언어의 청취능력과 이해의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법이다.

이 결과 6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17.2%가 정의된 수준 이상의 난청 증상을 보였다. 또 어음 영역과 고주파수 영역(500~8천㎑)의 난청 유병률은 각각 10.3%, 11.6%였다.

특히 청소년들의 이런 난청 유병률은 PC방 사용이 과도할수록, 다른 사람이 볼륨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정도의 음향을 청취할수록 높아지는 연관성을 보였다. 또 난청은 학업성적이 낮은 것과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겨울철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드득 소리는 소리의 세기로 말하면 약 25데시벨(dB)에 해당한다. 하지만 목청을 높여서 말해야만 의사가 통하는 80dB을 넘기면 이는 소음에 해당한다. 이런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이 점점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소음성 난청이 ‘고주파수 난청’으로 이어지는데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고주파수 난청은 다른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만, 일부 특정 발음이나 일정 이상의 높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고주파수 대역은 자음 중 ‘ㅅ’, ‘ㅆ’, ‘ㅎ’, ‘ㅋ’, ‘ㅍ’ 등이 해당한다. 예를 들어 ‘사회’, ‘학교’, ‘사과’, ‘필수’ 같은 단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귀에서 이명(귀울림)이 동반될 경우에는 고주파수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연구팀은 난청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질환으로 예방이 매우 중요한 만큼 과도한 소음 노출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난청을 예방하려면 청력 보호를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도시 소음, 교통 소음 등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소음을 피하려 노력하고, 피할 수 없을 경우 적절한 청각 휴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

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방송을 청취할 때는 최대 볼륨의 60~70% 정도로 조절해 듣고 한 시간 음악을 들으면 십 분은 귀도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난청이 의심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손실 정도와 난청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정확한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보청기 착용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는 “소음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는 건 청소년기 귀 건강관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중증도 이상의 난청만 가려내고 가벼운 난청은 찾아내지 못하는 현행 학교 건강검진의 문제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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