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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시골 카페·아빠는 시골 농부…4남매네 귀농 적응 완료
엄마는 시골 카페·아빠는 시골 농부…4남매네 귀농 적응 완료
  • 오종명 기자
  • 승인 2019년 01월 15일 21시 4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16일 수요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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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농사 부농꿈 자란다-안동 예선아빠농장
농장 전경
“귀농은 제게 참으로 험난하고 냉험한 체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설레는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네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세계유산 봉정사가 자리한 천둥산 자락에 귀농한 권상열(43)·이영신(40) 부부.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예선아빠농장’과 ‘그녀의 홈 카페’에는 매출실적이 검증된 마케팅 이론과 성공 사례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고 있다. 이들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 이제 막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 농사는 시작했지만 판매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귀농 5년 차를 맞은 이들 부부는 처음엔 농사 요령도, 자본도, 방법도 몰랐지만 그들에겐 ‘절박함’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다.
농장 입구에서 아내 이영신 씨가 운영하고 있는 ‘그녀의 홈 카페’
카페 내부 전경
예선아빠농장은 조금 특별했다. 귀농은 철저하게 가족 중심적이었다. 모든 계획이 가족에서 출발한다. 오래도록 시골에 머물기 위해 아내를 위한 분위기 좋은 카페를 오픈했고, 부부는 서로 도우면서 함께 성장했다. 4남매는 시골학교에서 순수하고 건강하게 자라며 시골생활에 만족한다. 첫 째 딸이 예선이다. 2층집을 지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며 주말마다 장모님이 오셔서 함께 생활한다. 가족이 안정되니 농장도 안정된 케이스이다
대구 엑스포 박람회에 참여한 가족들
대구에서 IT업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상열 씨는 어린 4남매와 아내를 데리고 귀농을 결심했다. 젊은 혈기에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권 대표에게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열심히 했던 농사도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별 소득 없이 끝나는 경우도 많았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적자가 났다. 1년간 열심히 농사를 지은 결과는 오른쪽 손목 인대 파열이었다.

권 대표는 이 때부터 돈 되는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농사스토리와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홍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보 농부인 그는 먼저 네이버 블로그에 자신이 지은 농산물을 홍보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영농일지 형식으로 진솔하게 올렸다. 실제 농사짓는 살아있는 농부의 진심을 소비자에게 전달한 것이다.
안동원액생강청
안동원액생강청
처음 감자와 참기름을 판매해 도매가의 두 배 가격에 판매하고도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감자를 싸게 잘 먹겠다는 인사를 받았다. 이후 그는 블로그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하지만, 블러그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팔 물건이 없어 몇 달을 수입 없이 또 농사에 미친 듯이 매달려야만 했다. 심지어 벌초대행까지 하며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야만 했다.

안정된 생활을 위해 늘 팔 수 있는 물건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쌀을 도정해서 판매하고, 감자를 전분을 만들어 팔고, 생강을 생강청으로 팔기로 했다. 하지만 직거래를 하려면 농산물이든 가공품이든 선별하고 포장하고 택배발송까지 한 사람이 다 하기엔 불가능했다.

그래서 과감히 연중 보관과 판매가 가능하며 직거래도 하면서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쌀(백진주)과 생강(생강청)을 선택했다. ‘선택과 집중’ 이것이 예선아빠 농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포인트였다.
중국 후난성 부성장 일행 농장 방문
권 대표는 과감히 사업자를 내고 쇼핑몰 네이버 스토어 팜에 입점했다. 거기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최고로 높이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냉험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토어 팜에 입점하고 보니 자신보다 훨씬 더 잘하는 농부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동정심 만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그는 상품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 차별화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진화된 SNS의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스토어 팜에서만 월 매출 10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연간 3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권 대표는 올해 생강청 단일 품목만으로도 2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권상열 씨(오른쪽 첫 번째)
권 대표는 2016년 농촌진흥청이 주최하는 ‘전국 농업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농업기술 디지털 큐레이션’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올 12월에는 ‘농업회계 선진화 기반구축’ 유공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예선아빠농장을 견학 온 사람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권 대표를 “국내의 작목반, 영농조합이 아닌 개별농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찬사를 보낸다. 처음부터 상속이나 우수한 사업 환경을 승계한 것도 아니고,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은 것도 아니면서 순수한 개인의 노력과 땀의 결실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입니다.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도 꼭 잊지 않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작지만 컴퓨터 활용지식, 스마트 폰 활용지식 등을 함께 고생하며 살아가는 농부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예선아빠농장 권상열 대표
권상열 씨는 ‘농부강사’ 로 귀농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농사의 경험과 상품제작, 판매에 대한 홍보, 쇼핑몰 입점 홈페이지 제작, 스마트 폰 관리, 고객관리 등등 수없이 많은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때로는 교육생에게 좋은 정보를 얻고 배우기도 하고 동기부여를 받는다. 그래서 그는 바쁜 시간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밤마다 컴퓨터에 앉아 강의 영상을 찾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

“귀농과 농사 결코 싶지 않다. 어떠한 것도 그냥 주어지는 건 없다”
예선 아빠와 4남매
아이들 넷 교육도 도맡아서 하고 농사도 짓고 생강청 가공포장도 하고 택배도 보내고 블로그&쇼핑몰 관리&고객관리도 하고 강의도 하는 권상열 씨.

그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간절함이 있는 분들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 수 없다.

일 년 365일이 바쁜 권상열 씨는 “안동에 ‘농업인 온라인 센터’를 만들어 정보도 공유하고 나이 많은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게 꿈이다. 농사, 판매, 귀농 등 우리 생활 속 농업 이야기를 들려주는 ‘팜 캐스트’ 소재가 안동 곳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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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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