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 2년 연속 3%대 성장 기대 무산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7%로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작년 4분기에는 정부 재정 효과에 힘입어 1% 성장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작년 GDP는 전년보다 2.7% 증가하며 2년 연속 3%대 성장 기대가 무산됐다.

국내외 경기가 빨리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나며 지난해 성장 눈높이는 자꾸 낮아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며 나라 밖 여건이 어려워졌다. 안으로는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힘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그동안 성장을 지탱한 반도체 수출까지 예상보다 빨리 흔들렸다.

설비투자 증가세도 꺾였고 건설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다. 자영업자 사정이 어려웠다.

다만 작년 경제성장률은 한은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정부 전망(2.6∼2.7%) 범위이기도 하다.

금융시장 전망보다는 높은 편이다. 민간에서는 지난해 2.7%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지난해 부문별로 정부 소비가 5.6% 증가하며 11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8%로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건설투자(-4.0%)는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설비투자(-1.7%)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였다.

지식재생산물투자(2.0%)도 3년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수출은 연간으로는 4.0% 증가하며 5년 만에 최고였다. 수입은 1.5% 늘었다.

제조업(3.6%)은 성장세가 둔화했고 건설업(-4.2%)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2.8% 성장하며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 꾸준히 증가세였다”며 “반도체가 거의 이끌었으며 사드 충격 완화로 서비스수출도 플러스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1.1%로 10년 만에 최저였다. 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가 영향을 줬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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