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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숙 예끼미술관장
2019년 기해년을 밝히는 붉은 태양이 떠올랐다. 빨강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다. 새로운 희망, 생명의 움틈이 느껴진다.

마야, 아즈텍의 고대 문명은 ‘태양신앙’과 결부되어 있다. 태양의 생명을 영원히 지키기 위해 신전에 제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적(赤)색은 액을 면하게 해 주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있다. 혼례식에 신부의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고, 동짓날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기도 한다. 그리고 적색은 음양오행 사상에 따라 방위와 상징을 나타낸 오방색(五方色) 중, 해가 강렬한 남방에 해당한다.

삶이 다채(多彩)롭다고 한다. 인간은 자연과 문화, 사회적 영향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괴테’의 ‘색채론’에 따르면 “현세적 삶이 출생과 죽음의 경계에 끼여 있듯, 사람이 빨간색과 초록색, 파란색과 노란색을 처음 목격하는 것으로 시작해 회색의 모습으로 퇴장하기까지의 인생 여정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세상은 우리에게 색을 선사했지만 최후에는 다시 거두어간다“ - ‘한스 페터 두른’ 글 중.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서양의 상류사회에서는 색이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징표였다. 값비싼 색깔 등은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 사용하였다.

19세기 이후 독일, 프랑스, 영국의 화학자들이 아닐린, 페놀 등의 물질에서 염색 효과를 발견했다. 이로 인해 값비싼 천연염료 대신 합성염료가 모든 계층으로 퍼져 나갔다. 신분으로 인해 더 이상 색을 쓰는 데 있어 차별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합성염료의 개발로 유사색을 비롯한 이제는 셀 수 없을 만큼 색이 만들어졌다. 다양한 색이 갖는 상징이나 의미를 살펴보자.

하늘과 바다의 색. 파랑은 고요하고 차분한 이미지이다. 밝은 파랑은 활기와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신현대 작가의 ‘마음이 들려준 노래’작품을 감상해 보자‘아래’
신현대 작가의 ‘마음이 들려준 노래’

파랑 바탕에 열대어, 갈매기가 바다인지 하늘인지 유유히 떠다니고 있다. 작가가 여행에서 얻은 자유로운 감흥을 표현한 것인데, 시간과 물질의 개념을 초월하고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굴레나 관념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표현하고 있다.

가끔 노랑이 들어간 옷이 입고 싶을 질 때가 있다. 빛의 색, 노랑은 햇살의 밝음과 에너지를 나타내며, 명랑이나 행복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밝음과 동시에 감추어진 어둠을 드러내기도 한다. 빛이 강할수록 어둠은 더 깊다.

그 밖의 색. 초록이나 보라 그리고…이 색 속에는 어떤 삶이 비추어질까?

색은 빛의 다른 파장에 의해 만들어진다. 물리적으로 만들어진 색 외에 인간의 관점과 직관에 의해, 색은 삶에 영향을 준다.

2019년은 자신이 느끼고, 바라보는 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보자. 오늘은 파랑. 내일의 색은?
김경숙 예끼미술관장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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