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국회의원, 자료 분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6일 “한국도로공사가 공사과정에서 잦은 계약 변경 등으로 공사금액을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5년간(2014∼2018년) 입찰 예정가보다 15% 이상 낮게 낙찰된 101건의 공사에서 계약 이후 공사비가 1조925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사업에서 계약 이후 모두 772차례, 사업당 평균 7.6차례에 걸쳐 계약 변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민 의원에 따르면 101건 공사의 최초 계약금액은 9조2075억 원이었지만, 실제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그보다 1조925억 원(11.8%) 증가한 10조3000억 원이었다.

특히, 101건의 공사 가운데 10건은 최저가 입찰을 통해 낮은 가격에 계약됐지만, 계약 체결 이후 계약 변경을 통해 예정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들 공사에서만 1622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중부내륙선(괴산IC∼충주 JCT) 시설개량 공사는 예정가격의 80%인 136억 원에 낙찰됐지만, 이후 4차례의 계약 변경을 통해 예정가격의 124%인 212억 원으로 늘어났다.

평택∼제천 고속도로(고덕 국제화IC 건설) 공사는 109억 원에 낙찰됐지만, 54억 원 늘어난 164억 원에 공사를 진행했다.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 창녕∼밀양, 밀양∼울산 구간의 경우 각각 17회의 계약 변경으로 최초 계약금액인 3조134억 원의 12.3%에 달하는 3858억 원이 늘었다.

반면 공사비가 줄어든 사업은 10건이었으며, 줄어든 금액은 6억4800만 원에 불과했다.

민 의원은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공사 계약을 체결한 뒤 설계 변경 등의 방법으로 공사비를 대폭 증액하는 ‘꼼수 계약’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기 위한 철저한 감시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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