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시톨 대사효소 조절"…김세윤 교수 연구팀 규명

공포를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뇌를 조절하는 효소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공포증 같은 정신질환 치료법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연구재단은 KAIST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이노시톨 대사효소를 제거함으로써 공포기억의 소거 현상이 조절되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겪은 뒤 각종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받아 후천적으로 발생한 공포기억은 심각한 정신 질환들을 야기한다.

실제로 포항지진을 겪은 사람들은 바람에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 또는 접시끼리 부딪히는 소리만 들어도 지진의 공포를 느낀다.

이렇듯 소리, 냄새를 비롯해 색깔 등 특정 자극과 함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PTSD와 공포증은 뇌 속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이노시톨 대사 효소’를 조절해 더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규명됐다.

이노시톨 대사효소는 음식으로 섭취되거나 생체 내에서 합성된 이노시톨(포도당 유사물질)을 인산화해주는 효소다.

기존에는 세포의 성장과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상대로 2가지 실험을 했다.

우선 생쥐에게 소리 자극을 줌과 동시에 전기자극을 줘 공포기억을 학습시켰다.

실험 이후 쥐는 소리만 들려도 전기자극에 대한 공포감을 나타냈다.

나중에는 소리만 반복해서 들려주고 전기자극은 가하지 않았다.

이후 쥐는 소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학습한 뒤 전기자극과 관련된 공포스런 기억을 잊어갔다.

신경세포에 이노시톨 대사효소가 제거된 쥐에게 같은 실험을 반복한 결과, 공포기억이 사라지는 효과가 더 빨랐다.

특히, 이 효소가 제거된 쥐의 편도체에서 공포기억의 소거 반응을 전달하는 신호 전달계가 활성화된 점도 확인됐다.

김세윤 교수는 “큰 사고나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공포증 등 심각한 뇌질환들에 대한 이해와 치료 대상을 확립하는 데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이노시톨 대사효소의 신경계 신호전달 조절에 관한 분자적 작용과정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