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혜진 포항남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
“어르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장롱에 보관하고 있던 오래된 면허증 반납하러 왔습니다”

지긋한 연세의 어르신이 면허증을 반납하기 위해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오셨다.

나이가 들고 운전을 자주 하지 않으니 감도 떨어지는 데다 주변에서도 운전을 만류하는 등의 이유로 면허증 자진 반납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전체 교통사고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4년 22만3552건에서 2017년 21만6865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고령운전자 유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만275건에서 2만6173건으로 29.1% 늘어났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또한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고령자 유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4년 763명에서 2017년 848명으로 오히려 많아졌다.

이렇듯 증가하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바로 ‘운전면허 반납제도’다.

이는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자신의 면허증을 면허시험장·경찰서에 자진 반납해 면허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긴급한 상황에서 고령 운전자들의 신체적 반응 또는 순발력 등 해결 능력의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포항면허시험장에서는 6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할 경우 목욕탕,이·미용업소 무료이용 쿠폰을 제공한다.

또, 타 지역에서는 병원이나 식당, 의류점 등 상업시설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주는 ‘어르신 교통사랑 카드’를 제공해 제도적 거부감을 줄이고 있다.

고령 운전자 중 대다수는 면허증 반납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생업 및 이동 등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비롯해 면허증을 반납함으로써 받게 되는 혜택이 다소 미흡하다는 이유로 선뜻 반납에 나서는 어르신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앞으로 ‘면허증 자진반납 제도’가 실질적인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과 홍보는 물론, 고령자를 배려한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 편의 개선 등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국가와 지자체의 다양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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