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용흥중 폐교…30년 역사 남기고 뒤안길로
조재형 교장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 살길 바라"
졸업생·재학생 추억 담긴 영상 상영하며 회고, 교가 부르며 눈시울…동창회 약속하며 헤어져

▲ 13일 오전 포항시 북구 용흥중학교 강당에서 제28회 졸업식이 열렸다. 용흥중학교는 이번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 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올해 폐교하는 포항 용흥중학교가 마지막 졸업식을 하고 30년 역사를 뒤로한 채 학생들에게는 영원한 추억의 공간으로만 남게 됐다.

포항 용흥중(교장 조재형)은 13일 교내 강당에서 ‘제 28회 졸업식’이자 마지막 졸업식을 갖고 3학년 30명의 졸업을 축하했다.

이날 졸업식은 학사 보고와 졸업장 수여, 시상과 학교장 회고사, 졸업 축하 공연, 선생님·학생 인사, 교가 제창 순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졸업장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전해질 때마다 강당 스크린에는 각자 장래 희망과 하고 싶은 말이 비추어져 씩씩함과 침착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어 더 이상 용흥중 졸업생이 될 수 없는 2학년 학생들의 용흥초등학교때부터 최근까지 8년간 친구들과 추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분위기는 침울하게 가라앉았다.하지만 1학년 학생들이 형형색색 가발을 쓰고 노래에 맞춰 익살스러운 율동의 졸업 축하 공연을 하자 아쉬움을 잠시 접고 모두 한바탕 웃기도 했다.

1·2학년 학생들은 대흥중·동지중 등 희망하는 다른 학교로 이달 말께 전학을 가게 된다.

조재형 교장은 회고사를 통해 “용흥중을 계속 다니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어른들의 이유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에 저 또한 가슴이 먹먹하다”라며 “우리 인생은 자신이 감독이자 주인공인 영화와 같다. 좋은 영화가 감동을 주듯 삶을 잘 설계해 주변에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고 졸업생 앞날을 축복했다.

졸업식에 많이 불리는, 추억의 노래인 O15B의 ‘이젠 안녕’과 교가를 졸업생들이 합창할 때는 이별의 아쉬운 감정이 북받쳐 많은 여학생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김고현 졸업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하며 많은 추억을 쌓은 친구들과의 헤어짐과 학교가 없어진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워 눈물이 난다”라며 “나중에 커서 꼭 동창회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울먹였다.

지난 1989년 개교해 꼭 30년 만에 문을 닫게 된 용흥중은 그동안 3학급 규모의 도심 공동화 학교로 지속적인 통폐합 추진 필요성이 제기됐고, 교육부 권고에 따라 지난해 학부모 찬반 투표를 통해 53% 찬성률로 폐교를 결정했다. 오는 3월 1일 자로 정식 폐교를 한다.

학교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4~5월께부터 2021년까지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 임시 청사로 활용될 예정이다.
2019년 3월 1일 자 경북 도내 신설 및 폐지 학교 현황.
한편 경북도에는 신도시 개발과 도심 공동화 및 농촌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원인으로 올해에만 포항 초곡초·구미인덕중 등 총 6개 초·중학교가 신설되고, 김천 양천초·포항 용흥중·의성 금성여상 등 10개 초·중·고가 폐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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