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29건, 노후전선·패널 분량 등 원인…섬유강화플라스틱도 화재 취약
수협, 블랙박스 설치 사업 진행, 영상전송 통해 신속 구조 가능…사업 성과따라 확대 검토 예정

▲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자료.
경북 동해안에서 어선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선박 안전 점검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 40분께 울진 동쪽 75㎞ 해상에서 어선 A호(29t·채낚기·승선원 5명)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포항해경은 경비함정과 항공기를 사고 현장으로 보내 진화작업을 벌였고, 주변 해역에 있던 어선을 통해 구명동의를 입고 대기하던 선원 5명을 모두 구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오전 8시 28분께에도 포항 구룡포 남동쪽 81.5㎞ 바다에서 어선 B호(9.77t·연안통발·승선원6명)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두 어선 화재 사건 모두 기관실의 배전반(발전기 등 운전이나 제어를 위해 스위치·계기·계전기 등을 일정하게 넣어 관리하는 장치)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인 2016~2018년까지 경북 동해안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 사건은 총 29건에 이른다.

2016년 9건, 2017년 12건, 2018년 8건이며 올해에도 2월 현재까지 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해경은 이들 화재 대부분이 노후화 된 전선의 끊김 또는 누전·합선 등 전기적인 요인으로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형 선박에 주로 쓰이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은 건조비가 비교적 저렴해 많이 활용되지만, 외부 충격과 특히 화재 시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어선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평상시 노후 전선이나 전기패널 등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히 겨울철은 난방·취사 도구 사용으로 화재 등 각종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소화기 점검 등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최근 어선용 블랙박스 설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조업정보알리미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번 사업은 20t이상 연근해 어선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어선에 설치된 블랙박스 카메라를 이용해 조타실 내에서 선상과 바다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녹화와 실시간 영상전송 기능을 통해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영상이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로 전송돼 즉각적인 사고구조가 가능하다.

특히 어선이 화재나 침몰 등으로 전원이 공급되지 않더라고 2시간 동안 영상저장이 가능해 사고원인 분석 등 효과적인 사후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이번 시범 사업의 성과에 따라 추후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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