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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어르신 효도 선물 인형
[독자칼럼] 어르신 효도 선물 인형
  • 김종한 수필가
  • 승인 2019년 02월 24일 15시 4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2월 25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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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발랄하고 청춘의 패기가 넘치는 낭만의 거리 동성로를 돌아보고 약령시장과 근대화 골목에 청라언덕까지 둘러보니 곳곳에 인형 뽑기 가게가 있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넣어 운 좋아 5000원 상당의 인형이 고리에 걸리면 기분이 짜릿하여 스트레스 해소되고 선물 생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애기 같은 놀이지만 한량한 사람들 호기심 반 심심풀이로 많이 찾는다. 이웃 장수국가 일본의 동경, 오사카에는 인형 골목이 있을 정도로 인기 짱이다.

첨단과학의 발달로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만사 해결되는 만병통치 휴대폰은 장기처럼 달거나 손에 잡아 보고 두드리며 다닌다. 눈과 손을 잠시도 휴대폰을 때지 못하고 붙어있는 오장육부에 장기 하나 추가다. 휴대폰이 뉴스 보고 음악 듣고, 사진 찍고 녹음되고 전화도 된다. 카톡으로 대화하는 요술 만물상자다. 집에 있어도, 잠깐 밖에 나가도 신주단지 모시듯 휴대폰은 달고 산다. 잘 때도 손 옆에 잠시만 없어도 불편하고 불안하다.

너무 편한데 습성이 길들어 나 자신만 위해 살아간다. 나 홀로 혼밥족이 느는 이유다. 남에게 간섭 안 받고 나 혼자 갈 때 가고, 볼 때 보고, 먹을 때 마음대로 먹고, 혼자 놀러 다니고, 여행가고 외국까지 혼자 가는 풍토다. 어디 가나 혼자라도 불편한 것이 없고 오히려 마음 편하다니 세상 많이 변했다. 먹고 싸고 털 날리는 애완동물보다 무공해 인형을 가방끈에 달리고 집안에 어르신 혼자 말하고 답하는 애완인형이 말동무 딱이다.

초고령사회에 결혼기피로 출산을 꺼려 지자체마다 인구가 줄어들어 비상이다. 지원금을 주며 파격적인 지원책에도 요지부동이다. 내 집안에도 노인 왕국이다. 육순 넘긴 햇 노인부터 백 세를 바라보는 1세기 꽉 찬 노인들로 줄지어 계신다. 아기는 귀하고 노인은 흔하니 대궐 같은 집에 노인 한둘이 벽보고 계시니 고요하고 적막하다.

지난 추석 명절과 이번 설날에 집안 어른 문안 인사 나들이에 새로운 선물 보따리 하나가 추가다. 바로 인형이다. 먹고 싸지 않아 깨끗한 무공해 가격도 저렴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인형, 말하며 흔드는 인형, 동전 먹는 강아지인형, 동전 몰래 집어삼키는 고양이 인형까지 왕창 드리니 귀엽고 신기하단다.

호수가 있어 공기가 깨끗한 신도시 일산에 구순 가까운 노모 방에는 명절마다 분양한 인형들로 천지삐까리다. 침대에 곰 인형부터 말 탄 왕자, 금관 쓴 공주, 재주 부리는 원숭이, 철봉 돌리는 체조인형, 리듬 나오는 토끼, 짖는 강아지도 방문 앞에 있다. 노모가 이름을 지어 주며 자주 부르며 대화하며 따분한 하루를 보내니 치매 예방되고 같이 노니 친구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웃는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좀 색다른 인형 사드려 효도해야지 하는 마음 생긴다. 영혼 없는 인조인형이지만 노인들에게는 소중한 친구이며 손주 노릇 톡톡히 한다. 효도 마음먹고 하려고 고민하고 생각하면 주위에 효도 할거리가 엄청나다. 노인은 지능이 쇠퇴하여 순진한 어린이로 돌아간다.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어르신님께 사람이나 동물을 빼닮은 인형 선물로 썰렁하고 시린 허리를 진짜 사람 대신 따뜻하게 안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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