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삽입관·패치 등 활용…의료용 소재 개발 기여 전망

초발수 표면 개념도. 포스텍 제공
홍합 연구와 연잎 연구의 두 권위자가 만났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바위에 딱 붙어있는 홍합의 접착 단백질을 연구하는 차형준 교수와 폭우에도 젖지 않고 물방울을 또르르 흘려보내 깨끗함을 유지하는 연잎을 연구하는 용기중 교수가 손을 잡고 몸속에 넣을 수 있는 초발수 표면(superhydrophobic surface)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초발수 표면은 항혈전이나 항박테리아 특성이 유지되는 혈관 삽입관이나 상처 봉합 패치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14일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박사과정 박태윤씨 팀과 용기중 교수, 박사과정 한기덕씨 팀이 공동연구로 홍합 접착 단백질을 이용한 고강도 초발수 표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발수 표면은 빗방울이나 이슬에도 잎이 젖지 않는 연잎 구조를 모방해 만들었다.

그러나 내구성이 약해 실용화에 한계가 있는 데다 내구성 강화를 위해 사용한 접착 물질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연구진은 바닷물 속에서 바위에 강하게 붙어사는 홍합의 접착 단백질을 이용했다.

홍합 접착제는 독성이 없어 몸속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물속에서도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두 기술을 합쳐 홍합 접착제를 코팅 처리, 몸속에서 사용하는 카테터(관)와 패치에 적용해 초발수 표면을 만들었다.

이 결과 카테터에선 항혈전 특성이, 패치에선 혈액 내에서 접착력을 유지하면서 상처 봉합을 돕고 장기 유착과 박테리아 형성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 피부 적용 실험에서도 항박테리아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성과는 응용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계면(ACS)’ 최근 온라인판에 실렸다.

▲ 차형준 포스텍 교수
차형준 교수는 “우리나라 원천소재인 홍합 접착 단백질을 이용해 초발수 표면 제작에 적용할 수 있음을 세계에서 처음 확인했다”며 “의료기구의 생체 내 이식 후 유착 방지용 소재나 항혈전 특성이 필수인 의료용 소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용기중 포스텍 교수
용기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발수 표면 내구성을 높이고 일반 제조업에만 활용하던 연잎 기술을 의료 분야로 확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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