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9시 22분 서해 백령도 남서쪽 약 1km 지점에서 잔악한 폭발사건이 일어났다.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승조원 100여 명이 타고 있던 해군 포항급 초계함 PCC-772천안함(천안함)이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한 것이다. 천안함 앞쪽에 탔던 수병들은 대부분 구출됐지만 함정의 뒷부분은 그대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이 함정에 탔던 이창준 준위를 비롯해 젊은 해군 용사 46명이 희생됐다. 이후 구조 과정에서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국방부는 침몰 원인에 대해 민군합동조사단과 국제조사단의 조사를 거쳐 ‘북한 상어급 잠수함의 어뢰 공격’임을 확인했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음향자장복합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은 침몰해역에서 어뢰로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수거했다. 이 증거물은 북한이 해외로 수출 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일치했다.

천안함 폭침 9주기를 앞두고 생존자 전준영(32·당시 갑판병)씨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배지를 만들었는데 주문이 밀린다고 한다. 배지는 희생 장병 46명과 구조 도중 순직한 한준호 준위를 상징하는 군번표 모양의 ‘46+1’배지다. 제작비와 배송비로 3000원을 받는데 전국에서 주문이 밀린다고 한다. 천안함 추모 배지는 2017년 사건 7주기 때 서울 대동세무고 최민·덕원고 이수윤 양이 만든 모자를 쓴 해군 모습을 도안한 ‘천안함 기억 배지’도 있다.

특이한 것은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 행위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세대인 2030세대 청년들에게도 이 배지가 인기라고 한다. 이들은 신념과 가치관을 장황한 말 대신 자신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상품들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인데 그 특징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 뿐 아니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북한의 도발과 이를 막다가 희생된 군인들을 잊지 말자”며 폭침 9주기를 앞두고 오른쪽 가슴에 이 배지를 달아 보이는 등 남녀노소에 인기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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