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소음도 모자라 헬기 소음까지 겪으라고?"

19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항공단 창설관련 주민설명회’를 찾은 주민들이 해병대 측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해병대가 추진 중인 항공단 창설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지역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시작도 전에 파행을 맞았다.

지난 2017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병대 항공단 창설’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19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었다.

해병대는 이날 설명회를 통해 항공단 창설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개요를 설명하는 한편, 주민 반발이 가장 심한 헬기이착륙장 등의 공사와 관련한 소음 저감 대책에 대한 세부설명을 비롯한 주민 질의·응답 등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동해면 주민들은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한 해병대 측에 소음과 진동 피해 등을 주장하며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동해면생활개선회를 비롯한 참석 지역민들은 “주민피해를 막을 대책조차 없는 헬기부대의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 항공단 창설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설명회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자리를 떠났다.
19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 도로에 해병대 항공단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공사를 시작하더니 이제 와서야 설명회를 핑계로 통보하는 게 아니냐”며 “동해면에 비행장도 모자라 헬기부대를 창설한다는 것은 수십 년 째 소음과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한 불신을 보였다.

한 주민은 “지금도 비행장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닫고 있어도 TV 소리를 듣지 못할 수준”이라며 “항공단이 들어설 포항공항 인근에는 10곳에 달하는 초·중·고등학교가 모여있어 헬기 이착륙 소음이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상철 동해면 약전1리 이장은 “지난해 공사에 돌입하기 전 오랜 시간 항공소음 등으로 시달려온 주민들을 위한 설명과 의견청취가 필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이번 주민설명회를 통해 소음저감 대책 등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으나 아쉽게도 설명회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민요구 사항을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병대는 지난해 8월부터 포항공항 내 헬기 이착륙장과 격납고, 정비시설, 생활관 등 설치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해병대 측은 국방개혁에 따라 해병대 항공부대가 반드시 필요한 가운데 전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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