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인터뷰]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이종욱 기자
  • 승인 2019년 03월 26일 21시 5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3월 27일 수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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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주입정 두 우물 되메우고 미소지진 정밀 모니터링 필요"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교수
지난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의 포항지진 발생원인 발표에 앞서 일찌감치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을 주장했던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가 향후 10년간 촉발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열발전소가 폐쇄됐지만 물 주입과정에서 가해진 132메가파스칼에 이르는 초고압이 지층속에 남아 있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촉발지진 특별주의기간’을 설정해 정밀한 모니터링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생산정과 주입정이 물로 채워질 경우 4㎞에 이르는 수직물기둥으로 인한 초고압수가 형성돼 또다시 지층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빠른 시간내 되메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오경두 교수와의 일문일답.

△정부조사연구단 발표에 앞서 촉발지진 가능성을 제기했었는데 그 근거를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여러 가지 근거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을 말씀드리면 원래 포항은 땅속에 천혜의 사암층이 발달해 자연지진이 일어나기 어려운 ‘지진 청정지역’이었으니 인공지진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열발전소는 심정 바닥 기준으로 132메가파스칼의 수압을 가했는데 이것은 지진 촉발 기준치인 25.5메가파스칼을 5배 이상 초과한 무시무시한 수압이었다.

이로 인해 포항지진을 일으킨 곡강단층 내에 공극 압력이 증가해 지진 촉발 기준치인 0.011메가파스칼을 19배 이상 초과함으로써 지진이 안 나고는 배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봤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됐다는 정부조사단 결론 발표 당시 또 다른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진 감시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밝혔습니다. 교수님의 의견은.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다.

땅속에 132메가파스칼에 이르는 높은 압력이 한 번 걸리면 지열발전소가 없어지더라도 압력파는 즉시 사라지지 않고 서서히 약화된다.

그런데 그 사이에 먼 거리까지 압력파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촉발지진을 계속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지열발전소를 중심으로 반경 10㎞이내에 미소지진계를 집중 설치해 규모 1 이하의 미소한 진동까지도 정밀하게 감시해야 하며, 미소지진이 증가하면 큰 지진이 일어날 전조로 보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지열발전을 영구포기하기로 했지만 이미 주입된 물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인데 향후 어떤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지.

-지열발전소에 1만3000t의 물을 주입했고 7000t을 빼냈으니 6000t의 물이 땅속에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포항지역의 땅속은 애초부터 암석과 물로 채워져 있어서 이 물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즉 지열발전소에서 6000t의 물이 주입되면서 천혜의 배수시설인 사암층 주변에 있던 물 6000t이 빠져나간 것이다.

여기에 포항지진으로 인해 지열발전소에 있던 물들이 순식간에 주변으로 빠져나갔다가 서서히 모여들고 있다.

이는 지열발전소 생산정 지하 85m 지점까지 물이 차올랐고, 주입정도 지하 700m 지점까지 차올랐는데 지금도 계속 수위가 하루 20㎝씩 올라오는 것에서 확인 가능하다.

즉 지열발전소의 물을 배수해도 다시 주변에서 모여들어 채워지기 때문에 배수작업은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압변동에 의한 수리자극효과로 촉발지진의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생산정과 주입정 두 우물에 있는 물을 모두 합쳐도 270t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물의 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생산정과 주입정을 그대로 둘 경우 4㎞가 넘는 수직 물기둥을 형성하게 되는 데 이는 우물 바닥에 해저 4000m에서나 생길 수 있는 초고압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강한 압력파가 주변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촉발지진을 일으키게 되므로 생산정과 주입정이 새로운 촉발지진을 일으키는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미 두 우물로부터 주변으로 상당한 압력파가 확산 중일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되메워서 뇌관을 제거해야 하며, 지열발전소 주변에 미소지진계를 설치해 세심한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미소지진 증가 시에는 촉발지진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

△이미 스위스를 비롯한 각국의 지열발전과정에서 유사사례가 있었는데 이들의 현재 상황은.

-스위스 바젤지열발전소의 경우 지난 2006년과 2007년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 9차례 발생하자 폐쇄시키는 한편 현재 스위스 정부가 시추공을 닫았다가 열기를 반복하며 물을 조금씩 빼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13년째 소규모 지진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스위스 바젤지열발전소는 앞으로도 계속 촉발지진에 시달리다가 더 큰 촉발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데 이는 초고압수를 형성하는 우물을 되메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촉발지진의 뇌관인 우물을 진즉에 되메웠더라면 길어도 10년 이내에 촉발지진이 멈췄을 것이지만 아직도 지진학계가 촉발지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향후 정부 또는 지자체 및 관련 기관들이 취해야 할 방향, 포항시민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좋은지.

-촉발지진이 규모가 작은 지진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육군 무기제조공장의 경우 땅속 폐수 주입으로 촉발지진이 일어나자 지난 1966년 폐수주입시설을 폐쇄했지만 이듬해인 1967년 규모 5.0·5.1·5.5의 강진이 세 차례나 일어났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로빌 댐도 담수 후 8년이 지난 1975년 규모 5.7의 촉발지진이 일어났으며, 포항은 세번째로 큰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천혜의 ‘지진 청정지역’인 포항이 당분간 계혹 촉발지진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지만 지열발전소를 조속히 되메워 원상 복구시키고, 미소지진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한다면 촉발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포항촉발지진 특별주의기간’으로 정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포항시민들이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추가적인 촉발지진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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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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