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북정책 지지 감사"…필리프 국왕 "변함없이 지지 협력"
바이오·스마트시티·스타트업 등 신산업 분야 협력 강화하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필리프 벨기에 국왕이 26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벨기에 국왕 방한은 1992년 보두앵 전 국왕 이후 27년 만이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국을 국빈방문한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 및 실질협력 강화 방안, 한반도 정세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필리프 국왕의 이번 방한은 벨기에 국왕으로서는 27년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유럽왕실 인사의 첫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벨기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높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유럽연합(EU) 통합까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며 “벨기에의 통합과 안정을 이끄는 국왕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이 힘이다’라는 벨기에의 국가 모토는 평화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참으로 공감이 가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에 대해 설명한 뒤 벨기에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여정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데 벨기에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의 미래 100년을 함께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필리프 국왕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후에도 변함없이 지지하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리프 국왕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에 대해서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벨기에와 한국은 공동의 과제와 공동의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세계화, 기후변화, 디지털화, 인구 고령화 추세 등 모든 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모두 강점을 가진 생명공학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누고자 한다”며 “많은 대학 총장들이나 연구진들과 함께 방한한 만큼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기회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필리프 국왕은 “한국은 혁신국가라고 할 만큼 강력한 혁신을 하는 나라다. 존경을 표한다”며 “한국의 5G,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기술 등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강화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벨기에 중견기업도 이번에 대거 참여했다”며 “대학 창업 기업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양국이 1901년 수교한 이래 정치, 교육,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우호 협력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왔음을 공감하면서, 특히 최근 양국 간 교역·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양국 모두 높은 대외개방도, 우수한 인적자원 및 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며, 화학·의약·물류 등 기존 협력 분야는 물론 바이오·스마트시티·중소기업·스타트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외에도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 증진,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기후변화 대응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도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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