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 작년 4분기 수출액 9분기 만에 감소세
무역 규제·중국 저가 제품 경쟁 심화·가격 하락 등 원인

포항지역 철강산업 업황이 올해도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한승욱과장은 27일 발간된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3월호에 실린 ‘포항지역, 철강제품 수출 부진 지속’제하의 현장리포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포항지역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강관 등 철강제품 수출은 2018년 4분기 글로벌 무역규제·중국산 저가 철강재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9분기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경북지역 철강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반면 하반기에는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 위축 영향이 가세하며 5.5% 감소했다.

올 1~2월 아시아·유럽지역 수출 역시 각각 4.6%, 4.1% 줄어들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 과장은 “앞으로도 포항지역 철강산업 업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철강제품 수출단가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수출액 상승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제품 수출액은 지난 2016년 82억달러에서 2017년 96억달러, 2018년 103억달러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는 물량 감소속에서 국제 철강시황 개선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에 기인했었다.

실제 수출단가는 2016년 642달러/t에서 2017년 782달러/t, 2018년 870달러/t으로 매년 10% 이상 상승한 반면 수출중량은 2016년 1억2800만t에서 2017년 1억2300만t, 2018년 1억1800만t으로 매년 4%씩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지난 2월 21일 미 상무부가 송유관에 사용되는 한국산 대형구경강판에 대해 최고 20.37%의 반덤핑 관세, 최고 27.42%의 상계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했으며, EU도 세이프가드를 시행하는 등 주요국의 무역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EU의 경우 수출물량도 많지 않은 데다 2021년 6월 30일까지 세이프가드를 가동시켰지만 지난 2015년~2017년간 평균 수입물량의 105%까지 무관세 조치를 한 데 이어 연도별로 5%씩 쿼터를 늘려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한 과장은 “이 외에도 최근 국제 철광석 가격의 급등은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의 4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지역기업 343곳을 대상으로 4월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78로 전월보다 5p,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p나 떨어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가 74.6으로 전월(78.9)대비 4.3p 낮아졌으며, 경북도 전월(88.9)대비 5.8p 줄어든 83.1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전월(86.2)대비 5.9p 떨어진 80.3, 비제조업은 전월(79.2)대비 3.9p 하락한 75.3으로 조사됐다.

항목별 경기전망도 어둡다.

수출(-13.5p)·경상이익(-5.2p)·생산(-3.5p)·자금 조달사정(-3.3p)· 내수판매(-3.0p) 등 대부분 항목이 전월대비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원자재 조달사정(2.8p)만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설비 평균가동률은 전국 가동률(72.4%)보다 낮은 71.3%로 전월(72.4%)보다 1.1%p 떨어졌다.

이달 지역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전체 응답 기업 중 69.4%가 꼽은 인건비 상승이었다.

이어 내수부진(55.4%)·업체 간 과당경쟁(37.6%)·원자재가격 상승(26.5%)·자금조달 곤란(25.9%)·판매대금 회수지연(24.5%) 등을 꼽았다.

대구경북지역본부는 “내수부진 장기화와 인건비 상승 등 경영 부담이 가중돼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많았다”고 밝혔다.

남현정, 전재용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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