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순 울진해양경찰서장
울진군 매화리 가는 길에 홍매화가 참으로 아름답더니 이제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울진 앞바다에도 드디어 봄이 왔다.

그러나 봄을 맞이하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긴 겨울을 잘 견뎌왔지만 지난 3월에 울진해양경찰서 관내에 실종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두 건 발생했다.

아침에 톳을 따러 나가신 팔순의 어르신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으며 바다에 어망을 놓으러 간 어부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평생 바다에 사신 분들이었지만 혼자 바다에 나가셨다가 변을 당하셨던 것이다. 바다는 이렇듯 한 치의 틈도 주지 않고 있다. 바다는 봄이든, 여름이든 늘 경계의 대상이다.

안타깝게도 해양사고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작년 울진해양경찰서 관내에서 총 143척의 선박사고가 발생하여 4명이 사망했다.

연안해역에서도 익수 4건, 방파제 추락 4건, 고립 1건 등 12건이 발생, 5명이 사망했다.

선박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기관손상이 43척, 그물 등 안전저해가 30척, 침수 11척, 충돌 10척 등이다.

그리고 연안사고는 낚시를 하다 방파제에서 추락하거나 수중·수상활동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울진·영덕 관내에는 1인 조업선이 450여 척으로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양사고 방지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지자체, 수협 등과 협업하여 어민을 대상으로 9회 532명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수협과 공동으로 휴대폰 방수팩을 제작 어민들에게 850개를 배부하고 사고예방을 위한 어민과의 소통간담회도 서장 주관으로 4회 실시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바다를 찾고 있다.

바다는 항상 가슴 뛰는 낭만만을 주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올해 우리 울진해양경찰서에서는 ‘자기구명을 위한 3가지 원칙 구명조끼 착용, 방수 팩 휴대, 119 긴급신고’를 홍보 중이다.

그리고 파출소 구조·안전 역량 강화를 위한 인명구조 훈련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으며 야간 인명구조훈련도 불시에 하고 있다.

사고신고를 받는 순간 각 경비함정 및 해경구조대, 파출소 연안구조정은 즉시 출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바다가족이 더 이상 귀중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울진해양경찰서 전 직원은 온 정성을 다해 바다를 지키고 있다.

이제 바람이 불 적마다 벚꽃비가 내릴 것이다. 봄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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