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타제도 20년만에 개편
경제성 대신 균형발전 가중치, 낙후도 항목 감점요인도 없애
동해안고속철도·엑스코선 '탄력', 신규 면제사업 발굴 총력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제도 개편 발표와 관련, 경북도와 대구시는 사업의 예타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했다. 관련기사 2.19면

기획재정부는 3일 열린 경제 활력 대책점검회의에서 예타제도 개편안을 발표, 올해 5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수도권에서는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줄이고 균형발전 평가 가중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 사업은 경제성과 정책성만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기존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던 지역 낙후도 부분에서 감점요인을 없앴다.

경제성 평가에서 최고 50%까지 차지했던 배점 비율을 45%로 낮춰, 비수도권 지방이 종전보다 유리해 지면서 경북도와 대구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예타 기간도 평균 19개월에서 1년 이내(철도는 1년 6개월)로 단축되면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경북도는 이번 예타 개편안이 비수도권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지역 균형발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우선 영일만 대교를 포함한 동해안고속도로(7조)와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4조)사업의 재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 사업은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표한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동해중부선 복선 전철화 사업은 단선 전철화 사업으로 축소 반영됐지만 투자 금액은 4000억 원에 불과하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정부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영일만 횡단 대교를 포함한 동해안고속도로가 빠진 데 대해 깊은 실망을 나타냈었다.

영일만 대교는 지난 2008년부터 지역 정치권이 추진해 온 역점사업으로 포항 북구 흥해읍과 남구 동해면 사이 바다를 질러가는 다리다.

흥해읍에서 포항 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3.59㎞ 구간에는 사장교와 접속교를 놓고, 포항 신항 인공섬에서 동해면까지 4.12㎞ 구간에는 해저터널을 뚫어 영일만을 가로지르는 길을 놓기로 했다.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18㎞다.

포항시는 애초 전 구간을 다리로 건설할 계획을 세웠으나 군함 통행 등 군사적 문제로 일부 구간에 해저터널을 짓기로 계획을 바꿨다.

영일만 대교를 통해 이미 완공된 울산∼포항 고속도로와 건설 예정인 포항∼영덕 고속도로를 단절 없이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영일만 대교 건립안은 그동안 두 차례 정부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경북도는 올해 홀로그램 기술개발(4000억원), 구미산업단지 철도(2472억원), 달빛내륙철도(광주∼고령∼대구·4조8987억원), 중부권 동서 횡단 철도(서산∼천안∼점촌∼울진·4조7824억원), 경북선 단선 전철화(점촌∼영주·980억원), 동해선 철도 복선 전철화(포항∼동해·4조343억원) 등 6개 사업을 해당 부처에 예타 대상 사업 선정을 신청한 상태다.

또 미래 먹거리 신사업으로 발굴한 7개 분야 53개 과제 가운데 가속기 기반 차세대 배터리 파크, 스마트공장 제조혁신 특구, 국립 야생화 멀티산업 생태자원 뱅크, 국립 동해안권 생물자원관 사업은 올해 하반기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예타 중인 조야동~동명까지 광역 도로 건설과 도시철도 엑스코 선의 경제성 분석에 한결 유리해 졌다는 분석이다.

대구 북구 조야동과 경북 칠곡군 동명면을 연결하는‘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사업’은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의 ‘ 제1차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조야~동명 광역 도로 건설사업‘은 대구권 군위·안동축의 광역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총 3797억 원(국비 1898억 원, 지방비 189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3년까지 북구 조야동 신천대로에서 칠곡군 동명면 송림삼거리 인근까지 연장 9.7km, 폭원 4차로의 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대구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 사업은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자문위원회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엑스코 선은 3호선 수성 구민 운동장역을 시작으로 2호선 범어네거리, 1호선 동대구역, 경북대학교, 엑스코, 금호 워터폴리스, 이시아폴리스를 연결하는 총 12.4km의 대규모 도시철도 건설 사업이다.

대구시 시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가 방식을 달리해 균형발전 도모, 대규모 사업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경제성 통과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방은 유리해졌다”며 “앞으로 기획보고서 작성 때 새로운 방침에 따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무환, 양승복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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