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들끼리 모여 사는
채송화들은 널널하게 살아요
서로 팔도 베고 무릎도 베고 누워
마음껏 햇볕을 쬐며
종알종알 재미난 이야기
오동통통 살이 쪄요

풀밭 속의 채송화들은
풀들과 키 재기 하느라 정신없어요
뒹굴뒹굴 놀지도 못하고
종알종알 얘기할 시간도 없이
풀들과 씨름하며 훌쭉하니 키만 커요
얇은 꽃잎도 무거워 보여요





<감상> 주로 채송화는 양지바른 담벼락에 기대어 잘도 핍니다. 마음껏 햇볕을 쬐며 재미나게 살아갑니다. 널널한 땅에 서로 의지하며 연대의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치열한 경쟁과 억압도 없이 사이좋게 살아갑니다. 반면에 풀밭 속의 채송화는 서로 햇볕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키 재기 하느라 놀지고 못하고, 애기할 시간도 없고, 여린 꽃잎마저 무거워 보입니다. 우리 청년들은 보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옆을 볼 겨를도 없이, 희망도 없이, 무거워진 어깨에 웃음마저 사라지게 합니다. 젊은이들이 차별 없이 다 함께 햇볕을 받으며 신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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