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7시 53분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 운제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음날인 4일 오전 5시 30분에야 불길이 잡혔다. 한밤 진화작업 도중에 공무원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운제산 주변 7개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3㏊의 산림이 불에 탔다. 운제산 불길이 잡힌 4일 오후 2시 33분께도 주택가와 인접한 포항시 두호동 철미산에서 불이나 주민과 등산객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동해안 등 영남 동해안과 강원 영동지역에는 건조 경보 속에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공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도 큰불이 될 수 있다면서 산불 등 대형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포항 운제산 산불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해운대 운봉산에서 24시간 넘게 진화하지 못한 큰 산불이 발생했고, 4일 오전 11시 48분께 충남 아산시 송악면 설화산에서도 불이 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식목일·청명(5일), 한식(6일)을 전후해서 나무 심기에 좋은 철이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이 자주 발생해 큰 산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농철의 시작과 성묘, 식목활동이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기 때문에 산불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일부 공무원이나 산림 감시원 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산불 감시원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산불을 막기 위해 철저히 안전 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농민들은 산불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논 밭두렁 태우기를 삼가야 하고, 입산객들은 아예 불을 피우는 성냥이나 라이터를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각 시군에서는 봄철 산불 감시인력을 총동원해 산불예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산불은 자신은 물론 이웃의 안전을 위협하고, 소중한 산림을 한순간에 태워버리는 엄청난 재난을 초래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좋지만 소중한 산림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산불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