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회담서 일부 제재완화 가능성 묻자 "목표달성까지 제재해제 안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도 북미간 접촉이 이어져왔다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북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 유지’ 입장을 재확인하며 오는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일부 제재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CBS 방송 ‘디스 모닝’에 출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시점에 대해선 “모른다”면서 진행자가 ‘머지않아(soon)?’라고 다시 묻자 “그러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1일 방송된 인터뷰에서도 “몇달 안으로” 두 정상이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며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남북, 북미 간에 외교적 채널이 끊겼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pe)”라며 진행자가 ‘여전히 열려 있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북미 간, 남북 간 채널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각각 “그렇다”면서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하노이 이후 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 없이 결렬된 것과 관련, “우리는 하노이에서 나오면서 서로에 대해, 즉 양측이 가진 입장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됐다. 두 정상은 그 점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이 세계가 요구하는 만큼 멀리 가지는 못했다”면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협상이다. 우리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걸 항상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실망한 건지는 모르겠다. (북한과) 대화를 할 때마다 항상 더 빨리, 더 잘 진전을 이루길 희망하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북한 역시 그러리라 확신한다”며 “김 위원장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할 것이라고 약속을 해왔다. 이제 그러한 일이 분명히 일어나도록 하는 건 나의 팀의 임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11일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진행자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을 만나기 위해 백악관에 오늘인데,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일부 경제적 제재완화에 (한미가) 합의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호하지 않은 입장을 밝혀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거의 2년 전 착수한 궁극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행자가 ‘한국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일부 경제 제재를 풀어줄 것을 미국에 압박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에 대해 ’노(no)‘라고 말하려고 한다는 얘기네요’라고 확인하자 “나는 나의 카운터파트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한국)은 (지리적으로) 북한의 이웃이며 많은 한국 사람들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다. 나는 그 정서를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한 파트너들이다”라며 “우리(한미)는 이들 제재를 이행하는데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들(한국)이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진행자가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오는 11일 북한에서 최고 인민 회의가 열리는 점을 거론, 김 위원장의 연설에 ‘깜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북한의 지도자가 그의 주민들에게 이야기하는 연간 행사로, 중요한 날(big day)”이라며 “우리는 그가 말하는 걸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청난 깜짝 발표는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나는 그가 북한의 지도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올바른 일은 우리나라를 비핵화하기 위해 미국과 ’관여‘하는 것이며, 우리는 북한 주민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정서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3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며 ‘포스트 하노이’ 교착국면을 뚫기 위한 톱다운 돌파 의지를 거듭 밝히는 한편으로 김 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약속을 조기에 이행하라는 압박의 차원도 있어 보인다.

특히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국면에서도 북미간 접촉이 있어왔다는 점을 공개함에 따라 등 후속 대화 재개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와 동시에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 분야에서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일각의 균열설을 차단하면서도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현재로서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제재완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제재 유지 입장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러한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간 접점을 찾을 방안이 마련돼 북미 정상회담을 촉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앞서 방미했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5일 귀국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부분적 제재완화가 의제로 다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에 저의 방미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다만 “이런 다른 어젠다나 이슈에 대해서는 정상들 사이에서 좀 더 심도 있게 얘기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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