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서 동시다발적 산불, 사흘만에 여의도 2배 면적 소실
인력·노하우 만에으로 예방 한계…장비 첨단화 등 대응 체계 시급

지난 6일 오후 8시30분께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5시간 여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7일 오후 화재현장에서 수성구청,달성군청 관계자들과 육군 20사단 달성대대 장병들이 잔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며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는 가운데 산불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과 강릉 옥계면 남양리, 인제군 남전리에서 발생해 동시다발적으로 번진 산불이 사흘 만인 지난 6일 오후 12시 10분을 기점으로 주불이 모두 잡혔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기준, 주택 401채를 비롯한 축산시설, 관광세트장 등 총 1886곳의 시설물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사흘간 계속된 이번 화재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명이 발생했다.

소실된 산림 면적은 5개 시군에서 총 530ha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가까운 산림이 사라졌다. 고성·속초가 250ha, 강릉·동해 250ha, 인제 30ha다.

지난 6일 오후 8시 28분께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한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은 상원리 방면 1.5㏊와 진밭골방면 0.5㏊ 등 2㏊ 정도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687명을 비롯해 의용소방대원 125명, 경찰관 50명, 달성군청 공무원 955명 등 총 1841명을 투입해 약 10시간 만인 7일 오전 6시 57분께 완진에 성공했다.

산림청의 ‘2018년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연평균 432건의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특히 봄철인 3월~4월 사이에 발생한 산불은 208건(48%)으로 절반에 달했다.

또 지난 10년간 산불피해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등산객 등 입산자 실화로 인한 산불이 전체의 40%, 쓰레기 소각 13%, 논·밭두렁 소각 12%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불 중 상당수가 인재(人災)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기발견 시스템과 첨단장비 확충을 비롯해 적실성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길 제안했다.

이와 함께 드론을 야간산불 상황 관리와 진화에 활용하고, 소화탄을 실어 인력 접근이 어려운 지역 진화에 투입하는 방법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 산불 대응의 약 80%를 담당하는 소방 헬기가 사실상 야간 진화에는 투입될 수 없어 이번 강원도 산불처럼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로 이어진 만큼 이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산림구조나 지형, 기후의 특성상 산불 발생의 위험성이 높다”며 “경사가 급하고 기복이 심한 산지가 많아 연소진행이 빠른 가운데 건조한 봄철에는 계절풍이 겹쳐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현재 330명이 활동 중인 야간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를 확대해 초기 진압 성공률을 높이는 한편 장비의 첨단화 등 지상 진화 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산불은 인력과 노하우만으로 막을 수 없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첨단장비와 예산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