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나물을 채취하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9시 57분께 울릉군 북면 천부리 한 야산에서 주민 A(7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께 명이나물을 채취하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동네 주민이 오후 5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한 상태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당시 가파른 산길에서 산나물을 채취하고 하산하던 중 발을 헛디뎌 넘어지며 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일 오후 3시 40분께는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두리봉 골짜기에서 산나물을 캐러 나간 뒤 연락이 끊긴 B(71)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골짜기에서는 해마다 명이나물을 캐러 온 주민들이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B씨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울릉도에서 산나물을 캐기 위해 산에 오르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은 주로 봄철에 집중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꽃을 즐기는 상춘객들과 산에서 나물을 캐는 사람들이 많은 봄철에는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낙석과 추락·미끄러짐 등의 위험이 크다.

또 평소에 자주 다니던 산길이라는 이유로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명이와 부지깽이 등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절벽이나 가파른 산악지대를 무리하게 오르기 때문에 더욱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안전사고는 총 908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산악사고 건수는 800건으로 2017년(799건)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908건으로 13.5% 크게 증가했다.

봄철 조난·실족 등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사고에 대비해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을 살펴둬야 한다. 산간 계곡이나 그늘진 곳은 아직까지 온도 변화가 커 산행 중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겉옷을 준비하는 것도 권장된다.

또, 고령자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과도한 체력이 소모되는 산행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코스를 권장한다.

등산로 곳곳에 비치된 ‘119 산악 구급함’에는 부상 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붕대, 파스(스프레이), 밴드 등의 용품이 마련돼 있어 긴급상황에 용이하다. 만약 부상자 또는 조난자가 발생했을 때는 산악위치 표지판을 통해 구조대에게 표지판 번호를 알리거나 휴대폰의 GPS 기능을 켜둔 채 신고할 경우 더 빠른 시간 내 구조가 가능하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 산행은 특히 실족추락의 위험성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산행 중 길을 잘못 들거나 하산할 여력이 없으면 당황하지 말고 119에 신고전화를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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