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대통령과 단점
[삼촌설] 대통령과 단점
  • 설정수 언론인
  • 승인 2019년 04월 15일 17시 1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16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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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대를 일으킨 이래 지금까지 여덟 해 동안 70여 차례 몸소 전투를 치렀다. 맞서 저항하는 자는 깡그리 쳐부수고, 감히 공격하는 자는 모조리 굴복시켰다.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기에 마침내 천하의 패권을 쥐게 됐다. 그런데 지금은 결국 이곳에서 큰 곤경에 처하게 됐다. 이는 전적으로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일 뿐 내가 부족한 탓이 아니다. 지금 상황은 단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해서 생긴 것일 뿐 내가 부족하고 잘못한 탓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해하 전투에서 유방에게 패한 항우가 동정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따르는 군사는 불과 28명 밖에 안됐다. 유방의 추격을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 항우가 부하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항우는 절체절명,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하늘 탓만 했던 것이다.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고 있어야 장점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 동시에 단점을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항우는 자신은 싸움을 잘해 절대 망할 리 없는 특별한 사람이라며 하늘만 원망하고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을 외면했다.

항우는 자신이 지닌 ‘역발산기개세’의 걸출한 힘과 재주만 믿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구하기보단 독불장군처럼 독주했다. 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이 낙제였던 항우는 독선의 폭주정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성정이었다. 항우보다 세력도 약하고, 개인 능력도 뒤떨어지고, 인간적인 결함도 적지 않았던 유방이 항우를 꺾고 천하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세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 자신의 모자람을 알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릴 줄 알아 독주를 삼갔다. 둘째, 곤경에 처했을 때 쉽게 좌절하지 않고, 훗날을 도모할 줄 알았다. 셋째, 작은 성공에 도취 돼 오만해지거나 거시적인 목표를 잊지 않았다. 유방이 갖고 있는 장점이 항우엔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갈수록 느는 것은 국정 전반에 걸친 고집스런 독주에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단점을 냉정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 돌아볼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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