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중호 경북대학교 식품공학 교수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2학기부터 일부 초등학교에서 ‘아침 간편식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민족은 아침 인사에서 “식사하셨습니까?” 라고 다가선다. 이는 가난했던 시절 아침을 거르는 이웃들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데서 유래했다. 아침밥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영양을 든든히 함으로써 원활한 두뇌활동과 심신의 안정감을 가져온다.

‘아침은 정승처럼’이란 말도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바쁜 일상으로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이 43%에 이른다고 한다. 거르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47%)”, “잠을 좀 더 자고 싶어서(33%)” 순이다. 하지만 응답자의 85%가 “아침 식사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는 더욱 중요하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은 초등학생 약 6%, 중·고등학생 16~20%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시간이 부족하고 잠이 모자라는 고등학생들에게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아침 식사는 두뇌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암기력도 향상시킨다. 손·발에서부터 몸 전체의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을 도우므로 건강한 하루의 시작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아침 식사를 거르면 수업의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능력의 저하를 가져오며, 쉽게 짜증을 내고 피로해진다. 특히 등교 후 배가 고프면 패스트푸드 섭취로 이어져 청소년기의 비만 증가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일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침간편식 제공 시법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식품·영양분야 교육·연구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적극적인 추진을 바란다.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 제공을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전국 학교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규칙적인 아침 식사는 성인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규칙적인 아침 식사는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30·40대 남성은 10명 중 4명 이상이 비만이고 청소년 비만율도 20%에 이른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되어 혈당이 크게 상승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체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여 당뇨병 위험을 가져온다. 즉 아침 결식은 복부비만을 부르며,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을 초래하여 건강에 적신호가 된다. 우리의 평생 건강은 학창시절 식생활 습관과 건강관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잘 알기에, 어른들과 정부는 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농식품부와 국회(박주현 의원) 주관의 ‘학생 아침급식 확대방안 토론회’에서 논의되었던 ‘청소년기 바른 식습관 형성의 중요성’이 건강증진은 물론 학업 성취도 향상과 우리 쌀 소비 확대에도 기여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부 관련 부처, 지자체, 시도교육청 및 학계는 적극 협조를 통해 ‘학생 아침 간편식 지원사업’의 성공적 출발을 견인하고, 나아가 온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약속하는 희망의 캠페인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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