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연말 결정될 입지 선정을 놓고 유치 경쟁에 뛰어든 중구와 북구, 달서군, 달성군 등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어서 행정력 낭비는 물론 대구시의 구·군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연말 신청사 부지가 어느 곳으로 확정이 되더라도 후유증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구시의 100년 대계에 맞는 입지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출범한 신청사 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위)가 간섭 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게 대구시는 물론 해당 구·군청들도 적극 협조하는 것이 현명하다.

신청사 유치에 뛰어든 4개 구·군은 돈을 들여 입지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앞다퉈 발주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서로 ‘우리 지역이 최적지’라는 홍보물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또 공론위가 패널티를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밝힌 유치 광고까지 일부 언론에 게재돼 물의를 빚는 등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다.

신청사 입지 관련 4개 구·군의 연구 용역은 ‘청부용역’ 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아전인수식 결과들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달 26일 ‘대구시청 신청사 현 위치 건립 기본구상안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는데 용역 결과,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 가운데 동인동 현 청사가 최고라는 것이었다.

지난 9일 달성군청도 ‘시청사 유치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유치 희망 지역인 옛 두류정수장 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15일 북구청이 연 타당성 조사 용역 보고회에서는 경북도청이 떠나간 산격동 옛 도청 터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달성군청도 곧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결과는 예상이 되는 터다.

이렇게 각 구·군이 경쟁적으로 아전인수 용역 결과를 홍보하고 있고, 15일과 16일 이틀 간 경북과 대구 일부 언론사에서 달성군 ‘군청의 대구시 신청사 이전 유치’와 관련 광고 10여 개가 실렸다. 하지만 이 광고는 해당 군청과 조율 없이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게재 등 과도한 경쟁행위는 페널티 적용 항목이어서 달성군이 오히려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각 구·군이 신청사 유치의 적지라는 내용의 영상물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는 등 유치 지자체 간 경쟁이 달아 오르고 있다. 이처럼 시청사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어서 자칫 대구민심이 분열되지 않을 지 우려스럽다. 유치전에 뛰어든 구·군은 공론위가 건전한 공론화의 장을 만들 수 있게 적극 협조하고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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