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서 방화·살인으로 5명 사상…정신질환 범죄 4년간 36.1% 증가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과거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A(42)씨가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 29분께 경남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으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 2개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흉기 난동으로 인해 10대 여자 2명과 50∼70대 3명이 1층 입구·계단, 2층 복도에서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모두 숨졌다.

정신질환을 앓던 환자가 범행을 저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4일 대구 달성군에서 B(26)씨가 술을 그만 마시라고 만류하는 아버지의 머리를 각목으로 수차례 때려 상처를 입혔다.

B씨는 조현병으로 3개월간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었다.

지난 2월 11일 대구 북구에서는 10년가량 정신질환 치료를 받던 40대 여성이 흉기로 부모를 찔러 살해 했으며, 지난해 7월 영양에서도 조현병을 앓던 40대 남성이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바 있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신경전달 물질 이상, 스트레스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병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수와 함께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2013~2017년)간의 건강보험 진료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현병’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2년 10만980명에서 2017년 10만7662명으로 약 7% 증가했다.

성별로 조현병 진료인원을 보면 남성은 2012년 4만8751명에서 2017년 5만129명으로 1378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2년 5만2229명에서 2017년 5만7533명으로 5304명 늘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298건이었던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2016년 8287건으로 4년 만에 36.1% 증가했다.

살인, 강도, 방화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 또한 2012년 502건에서 2016년 731건으로 늘었다.

전체 범죄에서 정신질환자 범죄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2년 0.29%에서 2016년 0.44%로, 강력범죄의 경우 2012년 1.99%에서 2016년 2.83%로 높아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수 환자에서만 급성기에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게 아닌 치료와 돌봄을 위한 인프라의 확충을 강조했다.

김희철 계명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민간보험 가입 거부 등의 차별로 인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치료를 중단해서 재발할 경우 그만큼 치료효과는 떨어진다”며 “이는 조현병 만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사회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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