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이 유발한 가능성이 크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이진한 고려대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교수가 대학 내에서 연구윤리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압력을 받은 것을 나타났다.

 

또 지열발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있다며 명확한 과정 공개·확인 및 사과를 요구했고, 지열 발전 사후관리조사단 참여에도 긍정적이며, 외국 전문가는 꼭 함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촉발지진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일부 학계에서 제기되는 자연 지진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향후 연구센터 관리 방안과 추가 지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18일 한동대 지열발전실증단지 후속관리 방안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많은 압력 받아, 대학 윤리위 제소 수모.

 

이진한 교수는 유발지진 연구와 관련해 압력을 많이 받았다. 지열발전 주관기관 넥스지오가 저와 김 교수를 연구윤리위반 혐의로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려대는 예비조사에서 혐의 없음으로 결정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열발전 자료를 논문에 쓰도록 허가하지 않았다고 학교 측에 공문을 보내 본조사까지 가는 수모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교수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국회의원이 처음 산자부를 통해 지열발전 물 주입과 관련한 자료를 받아줬고, 윤리위원회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산자부가 논문을 쓸 수 있게끔 이미 허가한 적 있다는 공문을 받아줘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어 감사하다“30년간 연구를 하면서 윤리위원회 조사 자체를 받는다는 게 수치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김광희 교수의 경우 부산대 윤리위원회가 예비조사 없이 바로 본조사를 했다학술윤리 위반은 없지만, 국회의원을 통해 물 주입과 관련한 원자료를 얻어 직접 얻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고 했다.

 

김광희 교수도 윤리위원회에 간 것 자체가 불명예였다고 동의하며, 두 교수 모두 포항 시민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책임 지질자원연구원에 있어, 사죄해야.

 

이진한 교수는 특히 모든 책임이 넥스지오에 있는 것처럼 다루지만 막상 근본적인 책임은 사이트(위치)선정과 기반연구를 한 국가연구기관인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에 있다. 적어도 원장이 분명히 사과를 공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연구원이 최근 백두산 화산 폭발이 임박했다는 발표를 한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앞으로 지열발전 말고도 중요한 국가 과제인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리 시설 입지 선정도 중요한 만큼 연구원이 지열 발전소 위치 선정 과정(프로세스)를 모두 밝히고 또 잘못을 인정하고 왜 잘못했나를 살펴야 실수가 반복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지진 발생 근거 논리 없어.

 

포항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정부조사연구단의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이라는 발표 이후에도 일부 지질학계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자연 지진이라는 주장 논란에도 근거 논리가 부족하다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자연 지진 주장은 지진 진원 위치와 동일본·경주 지진이 미치는 응력을 근거로 든다하지만 지진 위치도 과학적 신빙성이 떨어지고, 응력도 두 지진이 미친 영향이 지열 발전의 물 주입에 의한 응력에 비해 100분의 1, 1000분의 1 밖에 되지 않아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김광희 교수는 자연지진 주장은 경주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포항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편다하지만 경주지진 이전에 (물을 주입한 201510월 전무했던) 포항에 지진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게 확인되는 만큼 경주 지진 영향이 아닌 물 주입에 의해 포항지진이 발생했다해외 연구진에서도 물 주입에 의해 포항지진에 발생했다는 데 거의 의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포항 지진의 교훈- 물 주입 시 미소 지진이 단층면에 발생하면 즉시 멈춰야 한다, 교통신호 체계도 엄격하게 잘 지켜야 .

 

이진환 교수는 이어 최근 유럽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물을 주입해 발생했다는 논문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과학자가 없었다세계 과학자들 사이에 (부끄럽지만) 포항 지진이 준 교훈인 포항 레슨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 교훈으로 먼저 물 주입 시 미소 지진이 단층면에 발생하면 즉시 멈춰야 하며 지진위험을 예방·완화하기 위한 일명 교통신호 체계도 엄격하게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후관리조사단 참여 긍정적, 외국 전문가 꼭 초청해야.

 

끝으로 두 교수는 정부 지진 사후관리조사단T/F팀 참여 요청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이라 밝히며, 유발지진 전문가인 해외 석학들이 꼭 참여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광희 교수는 응력은 해소돼 큰 지진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작은 지진 발생과 단층의 꾸준한 모니터링등이 필요하다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과 시각 등을 통해 지역 안전 담보 방안을 찾고, 실시간 지진 관측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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