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단 포항지진 발생 단층 잘못 지목
정부조사단 포항지진 발생 단층 잘못 지목
  • 이종욱 기자
  • 승인 2019년 04월 21일 21시 4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22일 월요일
  • 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교수 "미확인 단층 진앙 분포와 맞지 않아"
"허술한 단층지도 의존 원인…정부 표준 단층지도 제작 관리해야"
왼쪽 그림(바탕 그림 출처 박세혁 등, 2017)에서 검은색 점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정부조사연구단이 지목한 미확인 단층이며, 빨간색 점이 진원지, 청색점이 기상청이 수정발표한 진원지. 또 흰색 점선은 기존에 알려진 단층으로 오른쪽 그림(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18)에 보이는 것처럼 이 단층을 중심으로 최대 3.4km 폭 이내에서 포항지진 본진과 여진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포항지진이 미확인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정부조사단 연구결과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육군사관학교 오경두 교수(토목환경학과)는 21일 정부조사연구단이 정밀성이 떨어지는 단층지도에 의존한 데다 진원지 결정과정의 오차로 인해 엉뚱한 단층을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에 따르면 정부조사단이 지난달 20일 포항지진 본진을 일으킨 단층이 흥해읍 곡강리를 통과하는 곡강단층의 ‘미확인’ 반향단층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정부조사단이 발표한 미확인 단층은 주향(strike)이 북동-남서 방향으로 뻗은 길이가 약 2㎞정도의 매우 작은 단층으로 단층의 크기뿐만 아니라 위치도 포항지진의 진앙 분포와 맞지 않다는 것.

반면 오교수는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은 북북동-남남서 주향 방향으로 길이가 6㎞가 넘고, 지진활동을 보인 단층의 총연장은 약 10㎞에 이르는 데다 이미 알려진 중규모단층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조사단이 발표한 미확인 단층에서 포항지진이 발생했다면 그 규모가 5.4에서 4.2로 줄어들고, 지진에너지는 약 1/60수준이어서 피해가 훨씬 적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와 관련 기상청이 발표한 단층은 서쪽으로 60~70도 정도 급하게 경사(dip)진 반면 정부조사연구단이 발표한 미확인 단층은 북서방향으로 43도 완만하게 경사진 것으로 나타나 전혀 다른 단층임을 확인시켜주는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엉뚱하게 잘못 지목된 원인으로 허술한 단층지도 때문이라며, 포항지진 본진과 여진 분포만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에 포항지진 본진의 진원 위치 결정 과정에 오차가 커진 것도 지진 발생단층을 잘못 지목한 원인 중 하나라는 것.

즉 사이언스지에 포항지진 논문을 발표한 팀과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 본진을 기준으로 진앙 거리 3㎞이내 지역에 임시로 설치한 8개의 지진계 자료로 본진 진원지를 결정했는데 진원과 지진계 사이 거리가 매우 짧아서 P파와 S파의 도달시간 차이도 매우 작아 오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진원 위치를 다시 수정했던 기상청은 정밀한 수동계산 방식으로 진원지를 재결정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지진계 자료는 적당히 먼거리에 떨어져 있어 오차가 상쇄되므로 정확한 위치 결정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교수는 정부조사단이 이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중간발표회 또는 세미나 등을 통해 검증했어야 함에도 비밀리에 연구를 진행한 것도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허술한 단층지도에 대해서도 오교수는 현재 각 연구자들마다 서로 다른 단층지도를 작성하고 있어 국가가 표준 단층지도를 정밀하게 작성한 뒤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유지 관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오교수는 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의 초고압수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포항지진 본진의 진원이 달라지고,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달라졌기 때문에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왼쪽 그림은 정부조사연구단(2019)이 발표한 포항지진 본진이 발생한 미확인 단층면(43도 경사의 완만한 북서방향 경사면)이고 오른쪽은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포항지진 논문(출처: 김광희 등, 2018)의 단층지도(정부조사연구단은 미확인 단층이라고 했으나 이미 단층지도에 나타나 있어 확인된 단층임) 상에 정부조사연구단에서 발표한 포항지진 본진의 진앙을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것이다. 두 연구는 지진 자료를 공유했기 때문에 포항지진 본진의 진앙 위치가 사실상 동일하다. 오른쪽 그림에서 녹색 정사각형은 지열발전소이고 8개의 남색 삼각형은 임시로 설치한 지진계이다.
왼쪽은 포항지진이 일어난 단층(출처: 윤선, 2010)에 포항지진 본진의 진앙을 표시한 것이고 오른쪽은 정부조사연구단(2019)이 작성한 단층지도로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누락된 상태에서 포항지진 본진의 진앙만 표시되었다. 왼쪽 그림에서 흑색실선, 오른쪽 그림에서 흰색 점선과 실선이 단층이고 흰색테두리의 빨간색 원은 포항지진 본진의 진앙위치이다.
이종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