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심 신도에 협박성 문자…조계종 "나 몰라라" 대응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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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동구 미대동 ‘반조암’.
대한불교조계종과 관계기관에 등록(신고)도 하지 않고 불법사찰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승이 신도들에게 “3대가 병신 자식을 낳을 거다” 라는 등의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내용의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주지승은 불륜 의혹과 신도 토지 착복, 학력위조 은폐, 음주 운전 등 각종 논란(본지 3월 18일-스님·신도 간 ‘낯 뜨거운 폭로전’, 3월 25일-조계종, 반조암 주지 각종 의혹 ‘조사 착수’)에 휩싸인 인물로 자신을 비난한다고 의심하는 신도들에게 이 같은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결과 주지승은 내연녀 의혹을 받고 있던 A 여인(유부녀)이 또 다른 여신도와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난잡한 사생활 문제가 논란이 되자 지난해 9월께 일부 신도를 경찰에 고발(비방 및 명예훼손 혐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문자 내용은 “삼보를 비방하고 해명을 끊은 죄는 인과경에 천생 동안 자식이 없거나 사람으로 태어나도 어둠 속에서 살며 병신으로 태어나며 명줄이 나기도 전에 지옥고를 받는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성 글이 담겨 있다.

이처럼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주지승이 자신의 부덕함을 자성하지 않고 “자신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중생만도 못한 언사를 하고, 자신과 뜻이 다른 불자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며 협박문자를 보내는 등 2차 가해를 자행하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 다른 사찰의 불자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주지승이 운영 중인 ‘반조암’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거세지고 있다.

대구 동구 미대동‘반조암’은 조계종 등록은 고사하고 대구 동구청에 종교집회시설 신고도 하지 않은 건축물토지대장에 단독주택 다용도실로 기재돼 있는 불법 사찰이다.

최근 논란이 확산되면서 동구청은 현장 확인에 나서 사찰 내 불법건축물에 대해 원상복구명령(철거)을 내렸지만 주지승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지난주 종교집회시설 변경신청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대표들은 지난 19일 동구청을 항의 방문해 “각종 논란의 주인공인 주지승이 포교당을 하지 않겠다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에 동구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먼저 불법건축물을 철거한 뒤 종교시설 변경 허가를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반조암 주지승에 대한 신도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주지승은 최근에도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며 연등접수를 받고 있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계종 호법부는 2개월 가까이 사실확인을 하고 있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 놓고 있어 주지승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점차 종단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반조암 주지승 논란과 관련해 지역 불교계 관계자는 “도덕적인 자질이 부족하고 계를 지키지 않는 승이 어찌 상구보리 하화중생 한다고 불법을 입에 담고 설할 수 있냐”며 “부처님 팔고 불법을 방패 삼아 여러 신도를 우롱하고 승복을 빌려 사기 치는 승은 종단이 직접 나서 조사해야 하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불교계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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