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斷想

서임중(포항중앙교회 목사)

‘말에는 생명이 있고, 혼이 있고, 빛이 있고, 힘이 있다.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말씀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는 우리의 가슴을 숙연하게 한다. 진실의 말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사랑의 말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신념의 말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이당 안병욱 교수의 에세이 ‘빛과 지혜의 샘터’의 머리 말 앞 부분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 중의 하나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아’해서 다르고 ‘어’해서 다릅니다.

사람은 혀를 잘 놀려야 합니다. 혀를 잘 못 놀리는데서 불화와 불행이 시작됩니다.

그러기에 다견(多見), 다문(多聞), 소언(小言), 즉 많이 보고, 많이 듣고, 적게 말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라 했습니다.

쓸데없이 지껄이는 수작을 요설(饒舌)이라 하고, 수다스럽게 오래 떠드는 것을 장광설(長廣舌)이라 하고, 말을 잘못 하는데서 생기는 화근과 재앙을 설화(舌禍)라 하고, 양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이간질하여 싸움을 일으키는 것을 양설(兩舌)이라 합니다.

그래서 입은 복문(福門)인 동 시에 화문(禍門)인 것입니다.

나는 목사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는 말을 많이 하면서 살아갑니다.

하루에도 엄청난 분량의 언어가 나의 입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가 한 말을 되새겨 보면서 보다 아름답고 복된 말을 할 수 있어서 나의 입이 복문(福門)이 되기를 기도 하고 생명 있는 언어생활을 위해 노력을 하지만 돌아보면 나의 입이 화문(禍門)이 될 때가 있음을 아파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의 금언이 되는 말을 쇠붙이에 새기고 그것을 책상의 오른쪽에 놓고 매일 바라보면서 생활의 길잡이와 행동의 거울로 삼았던 후한(後漢)의 대 학자인 최원의 좌우명의 한 토막 을 생각해 봅니다.

‘無道人之短, 無舌己之長, 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무도인지단, 무설기지장, 시인신물념, 수시신물망).

그렇습니다.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아야 하고, 나의 장점을 말하지 말아야 하고, 남에게 베 푼 것을 기억하지 말아야 하고, 남의 베품을 받으면 잊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남의 흉을 보기 좋아하는 우리는 이것을 삼가야 합니다.

자기 자랑은 덕스럽지를 못합니다.

남을 돕 고 남에게 준 것은 잊어야 합니다. 준 것을 기억했다고 그만큼 받지 못하면 남을 원망하 게 됩니다.

그러나 남에게 도움 받은 것은 결코 잊지 말고 갚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처세의 명철한 지혜이며 인간관계의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생명 있는 생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목회 현장에서 말 때문에 상처받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안고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 다.

그럴 때마다 야고보서를 통하여 성도의 생활을 깨우친 말씀으로 위로하면서 생명 있는 언어 생활이 성도의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데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벽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케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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