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수기자

지난주 경북체육회 해외연수단 일원으로 캄보디아에서 시엡립에서 열린 ‘앙코르와트-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현장을 둘러봤다.

엑스포 행사를 위해 황무지에 임시로 설치한 시설물 치곤 그런대로 정돈된 느낌이었다.

폐막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엑스포 행사장은 휴일을 맞아 마지막 관람기회를 잡으려는 캄보디아인들이 쉼 없이 몰려들었다. 그들의 눈망울은 ‘한국’ 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그들이 엑스포에서 과연 무엇을 느낄지 의구심이 들었다. ‘신라건축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석굴암 본존불상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가늠키 어려웠다. 우리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에서 크메르 왕조의 발자취를 어렴풋이 짐작하는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역사에 전문 지식이 없는 기자의 눈에는 앙코르와트가 시커먼 돌조각으로 장식된 거대한 사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는 찬란한 금관이나 석굴암 본존불이 그들 눈에는 한낱 장신구이자 조각품으로 비치지 않았을까?

엑스포에서 가장 인상적인 광경은 3D영상관 앞의 장사진이었다. 수 백 명의 현지인들은 15분짜리 입체 영상물을 보기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선 채 참고 기다렸다. ‘재미’를 위해서 다리 아픈 것쯤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찬기파랑가’ 등 한국과 캄보디아 역사를 담은 입체영상에 그들은 열광했다. 일정에 쫓겨 관람을 포기한 기자는 영화관내에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환호성만으로도 그들의 감정 상태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보는 것’은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원초적이며 강렬한 것이다. 이런 점에 충실해 엑스포도 재미있는 ‘볼거리’에 좀 더 충실했어야했다.

지난 9일 폐막한 이번 엑스포에 50일 동안 총 45만명의 입장객이 방문했다고 하니 ‘성공 엑스포’라는 주최 측의 자찬도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입장객 중 90%가 캄보디아 현지인들이란 점은 좀 아쉽다. 캄보디아인과 한국 관광객들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을 중심으로 한국관광객들이 분주히 캄보디아로 날아간 덕에 그럭저럭 국제적인 행사로 갈무리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지방정부가 앞장 서 우리문화를 전파한 성공사례로 서둘러 포장하기보다는 구미(歐美)관광객들의 흥미를 끄는 ‘볼거리’ 마련이 아쉬웠던 해외 첫 나들이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