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예천군의회는 2007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놓고 17일 하루종일 소란스러웠다.

예산결산 특별심사위원회가 새마을과의 소도읍 육성사업비 15억여원을 삭감한 것이 말썽이 됐다.

그러나 점심 식사후 본회의를 앞두고 집행부 실과소장들이 의회로 몰려 오자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박재혁 새마을과장은 "소도읍 육성사업은 중앙정부의 특별교부세로 이뤄지는 사업인데 승인을 해 주지 않는 것은 어렵게 따 온 예산을 쓰지도 말라는 것"이라며 재고를 해줘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당초 오전회의에서 예산 삭감을 강하게 주장해 온 이모, 김모의원과 남시우 군의장까지 장대복 예결위원장에게 예산안 심사의 재심을 부탁하고 나섰다

장 위원장은 "이미 방망이까지 두드렸는데 번복을 한다면 의회의 위상은 어떻게 되느냐"며 얼굴을 붉히다 당초 오전에 삭감키로 했던 소도읍육성사업비 15억여원을 승인해 주기로 했다. 군비도 아닌 중앙정부의 교부세 예산안을 삭감했다 의원들간에 삿대질까지 해가며 어렵게 확정해 놓았던 삭감안을 1시간 만에 번복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

예산안 심의때마다 의회는 "집행부가 항상 의회를 무시하고 충분한 사전 설명없이 승인만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집행부는 "의원들이 예산안 편성 취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마구잡이식으로 예산을 삭감해 일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물론 예산안 의결이 잘못됐다면 군의회는 백번이라도 재심을 해 군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부분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17일 벌어진 상황은 누가 봐도 '왜 의회가 공무원들에게 자꾸 휘둘리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군의회의 예산안 심사 및 승인은 집행부에 대한 선심쓰기나 다음 선거를 위해 지역구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가져 가라는 것이 아니다.

군민들의 혈세가 행여 누수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적재적소에 안배하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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