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학생 608명 자진신고, 피해신고도 528명

지역연합체까지 구성해 활동하던 학교내 폭력조직인 '일진회' 학생들의 자진신고와 조직 해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달 4일부터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를 접수한 결과 21일까지 77건, 가해학생 608명의 자진신고와 128건, 370명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고 22일 밝혔다.

특히 여러 중학교의 일진회가 연합해 결성한 지역연합 조직의 잇단 자진신고 등을 감안할 때 경찰의 최근 학교폭력 자진신고 유도 조치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여겨진다.

경찰집계 결과, 청주에서는 15개 중학교, 245명의 학생들이 결성한 청주연합 일진회가 자진신고 후 없어졌고, 인천에서는 25개 중학교, 137명의 인천연합 일진회가 학교측의 설득으로 해체됐다.

이들은 의류나 가방 등에 붙어있는 상표를 뜯어 1매당 2천~5천원씩 강매하는 '표강매', 이성친구를 만난지 22일째 되는 날을 기념한다며 돈을 뜯는 '투투비' 등 여러 방식으로 학생들의 돈을 갈취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연합의 경우 2002년 7월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부천연합 일진회와 패싸움을 하려했고, 청주연합은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해 매주 '학교짱'들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12월에는 연합일진회 대장 자리를 놓고 인천연합의 리더와 부천연합 일진회의 리더가 '맞짱'으로 불리는 1대 1 싸움을 벌여 승리한 부평연합 리더가 연합일진회 리더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지역에서 일진회가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학교측과 협조해 학생들을 설득, 자진신고와 함께 일진회 해체를 이끌어냈다.

경찰 관계자는 "일진회 학생들이 자진신고할 경우 입건하지 않고 최대한 선처한다는 기존 방침대로 관련 학생들을 사법처리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일진회 학생들의 경우 탈퇴하고 싶어도 보복 폭행과 배신자라는 낙인이 두려워 엄두를 못냈는데 '이번 기회에 일진회에서 벗어나 평범한 학교 생활을 보내고 싶다'며 진심으로 뉘우쳤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자진신고 학생에 대해 교육청 및 학교와 협력해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선도 프로그램인 '사랑의 교실'을 수강하도록 하고 한국청소년상담원과 협조해 무료 상담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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