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법원이 20년 전 3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어 인디아 항공기 폭파사건 용의자들에 대해 지난주 무죄선고를 내려 청문회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전직 인도 정보기관의 고위관리가 테러 위험 관련정보를 사전에 캐나다 정부에 제공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보기관에서 30년 간 일한 뒤 2인자로 퇴임한 말로이 크리쉬나 다르는 최근 펴낸 저서에서 항공기 폭파 2개월 전 캐나다에 있는 2개 시크교도 그룹이 가공할 음모를 진행 중이라는 미확인 정보를 입수해 캐나다 당국에 긴급하게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출간된 '오픈 시크릿'(Open Secrets, India's Intelligence Unveiled)이란 책에서 이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받았던 탈윈더 싱 팔마르에 대한 추적조사로 인도 항공기에 대한 위험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팔마르는 1992년 인도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살됐다.

그는 "팔마르 관련 정보는 인도 정부에 보고됐으며 오타와 주재 인도 고등판무관이 개인적으로 캐나다 당국에 브리핑했다"고 썼다.

그러나 캐나다 당국은 그 경고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가공할 참사가 초래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우리에게는 캐나다 보안 전문가들이 시크교 투사들에 대해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캐나다 정부가 관련정보를 심각하게 취급하지 않은 것은 인도 펀자브지방 시크교도 인권침해 여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 때문이었으며 배후에는 파키스탄과 다른 몇몇 이슬람 국가의 정치적 홍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팔마르가 파키스탄 정부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다르는 1983년 10월 오타와의 인도 고등판무관실 고문으로 부임해 4년 간 일했다.

그는 이번에 무죄판결을 받은 아자이브 싱 바그리와 리푸다만 싱 말리크가 체포되기 몇 달 전인 2000년 6월 캐나다 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로 건너와 사건 수사에 협조했다.

다르는 "이 책의 출간은 329명 희생자에 대한 나의 마지막 공헌"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연방경찰과 보안성은 에어 인디아 폭파사건 이전에 관련 정보를 무시했다는 의문이 제기됐으나 이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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