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복지관 건립이 마지막 꿈

식당을 운영하며 14년 동안 이웃돕기에 앞장서온 이종수 사장.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에 돌아와 살다보니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아 '조그만 봉사라도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어느 새 14년째입니다"

포항~영천 간 28번 국도 변 안강 딱실 저수지 맞은 편에 위치한 원조딱실매운탕 이종수(63)사장. 그가 '사랑의 전도사'가 된 것은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착 때문이다.

경주 안강 출신인 이 사장은 안강 토박이로 고향에서 살다 지난 74년 경주 시내로 나가 식당을 경영하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60년부터 현재 위치에서 매운탕 집을 경영하는 부모를 도우면서 자신도 식당 경영의 길을 선택했다.

고향을 떠나 경주 시내에다 고깃 집을 차린 그는 사업 초기 경영난을 겪었다. 하지만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초심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덕분에 식당은 정상궤도에 진입,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소위 잘 나가던(?) 식당 주인이던 이 사장은 부모가 돌아가자 마음을 바꿨다. 즉 가업을 잇기 위해 고깃 집을 정리한 후 94년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

살아 생전 부모가 열심히 식당을 운영한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매운탕집을 경영해나갔다. 하지만 그는 고향 사람들 중에는 예상외로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수익금 일부를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내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같은 이웃사랑 활동은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커져 나갔다. 그는 조그마한 복지관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98년 IMF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난이 가중, 더 이상의 사랑나눔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던 것.

다행히 고향사람들과 단골들의 변함 없는 성원으로 불황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이웃사랑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졌다.

그는 불우이웃을 위해 수익금 일부를 내놓는 것은 물론 틈만 나면 지역 사회시설을 돌며 남을 돕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자신이 부모의 가업을 이은것처럼 사랑나눔 활동도 대를 잇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는 두 아들와 함께 경로잔치·무료급식 등 봉사활동를 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목표인 개인 복지관 건립이 자신의 대에서 성사되지 않을 경우 두 아들이 꼭 이뤄주기를 바라고 있다. 두 아들은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로 최근 약속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기력은 점점 쇠약해지지만 이웃 사랑에 대한 열정은 20대 젊은이 못지 않다는 게 주위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시작했던 작은 이웃 사랑은 14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들면서 더 큰 꿈을 키우게 했다.

그는 지금 IMF 한파로 미뤘던 개인 복지관 건립을 이웃 사랑의 마지막 종착역으로 보고 최근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불우이웃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다"면서 "지금까지 해 왔던 봉사활동은 물론 빠른 시일 내에 개인 복지관을 건립, 부모·자식 같은 이들에게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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