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투표율 높은 李 유리' vs `우세지역 높은 朴 유리'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투표율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승패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오후 5시 현재 전국 투표율은 63.7%를 기록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오후 8시 투표 마감 시점엔 70% 후반에서 80% 초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다른 역대 선거의 전국 투표율보다도 높은 것이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의 경우 5시 현재 투표율은 46.7%, 2004년 4.15 국회의원 선거 때는 55.2%를 각각 기록했다. 물론, 2002년 16대 대선 때 5시 현재 투표율은 64.5%로 이번 선거보다 높았으나, 당시는 투표마감이 6시여서 최종 투표율이 70.8%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마감이 8시로 늘어나 최종투표율은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고(高) 투표율' 현상은 한나라당 경선이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빅2'간의 치열한 공방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킨데다, 10년만의 정권교체에 대한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강한 염원도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양측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양측 당협위원장들의 지지자 동원 경쟁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이.박 양측은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선은 ▲대의원(20%) ▲당원(30%) ▲국민참여선거인단(30%)으로 구성된 전체 선거인단 18만5천80명의 직접 투표에 일반여론조사 결과를 20% 합산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진행돼 단순한 비교나 추정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체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층도 투표장에 적극 나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전 시장측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고, 반대로 박 전 대표측이 자신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과 노년층의 투표도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측이 유리할 수 있다는 상반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상일 TNS코리아 이사는 "이번에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각 캠프의 치열한 홍보전과 조직 선거의 위력이 발휘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높은 투표율이 반드시 어느 한쪽에 유리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 결과 지역별로는 예상대로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대구.경북 등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 지역의 투표율이 높았던 데 비해 이 전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호남권은 평균치를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5시 투표율의 경우 경북이 선거인단 1만679명 중 8천798명이 투표에 참여, 82.4%의 투표율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부산(73.8%), 울산(71.9%), 제주(71.7%), 대구(70.8%), 경남(70.6%), 강원(67.3%) 충남(66.8%), 충북(66.8%) 순을 보이고 있다.

선거인단이 3만9천991명으로 가장 많은 서울은 2만5천20명이 투표, 62.6%의 투표율을 보여 16개 전국 시.도중 10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대전(61.8%), 인천(59.0%), 경기(59.0%), 전남(54.6%), 전북(47.3%) 순으로 나타났으며 광주가 38.3%의 투표율로 전국 최저를 보였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측은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서울 및 경기 지역의 투표율이 전국 투표율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전 시장측 진수희 대변인은 "당내 경선은 기본적으로 조직 선거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조직을 통해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많이 끌어냈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조직에서 앞선 우리측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투표율이 높은 지역이 모두 하나 같이 박 전 대표 우세 지역이라면서 대이변 창출을 장담했다.

이성헌 캠프 조직총괄단장은 "박 후보가 강세 지역인 곳에 투표율이 높고, 약세 지역으로 분류된 서울.호남에서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나온다"면서 "전반적으로 추세 부분에서 (승리에) 큰 차질이 없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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