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17대 대선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박관용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20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이 전 시장은 13만898명(유효투표수)의 선거인단과 여론조사 대상자 5천49명의 득표수를 합산해 계산한 결과 총 8만1천84표를 얻어 7만8천632표를 얻은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를 2천452표 차이로 누르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 쥐었다.

원희룡 후보는 2천398표, 홍준표 후보는 1천503표를 각각 얻었다.

개표 집계결과 이 전 시장은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박 전 대표와 치열한 경합끝에 432표 뒤졌으나, 일반국민 상대 여론조사에서 8.5% 포인트(표로 환산시 2천900여표) 가량 앞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사실상 1년2개월여의 사활을 건 `이.박 경선전'은 막을 내리고 한나라당은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이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에 한없는 경의를 표하며 기쁜 마음으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저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정권,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제는 저와 손잡고 정권교체의 길로 나서자"며 "특별히 박근혜 후보님, 중심적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대화합을 강조했다.

또 "저와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와 세계일류국가 건설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분들과 손을 잡겠다"며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혀 정권교체를 위해 제정파와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확 달라질 것"이라며 "서민의 고달픔을 후련하게 씻어내고 젊은이들은 펄펄 날고, 노인들은 맘놓고 활짝 웃는 세상, 월급쟁이들이 일터로 달려가고 기업은 자신있게 투자하며 공무원.군인.경찰이 보람있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등장한 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한다"면서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경선과정의 모든 일들 이제 잊어버리자. 하루 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날이 걸리더라도 잊자"며 당의 화합을 촉구했다.

그러나 표차이가 당초 예상보다 적게 나면서 박 전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지자들의 최종 승복 여부는 여전히 한나라당의 부담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전당대회장에서는 일부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무효"를 외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으며 박 전 대표측 일부 의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향후 행보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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