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훈(포항강변교회 목사)

‘물의 날’이 지났다. 언뜻 지나면서 들었던 뉴스보도를 통하여 듣게 된 내용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내용들이었다. 물 부족 국가라는 것과 우리나라의 물 소비량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많다는 사실은 쉽게 흘러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았다.

중동지역에는 오래 전부터 물 전쟁이 있어왔다고 한다. 물을 차지하는 국가가 결국 부를 차지하게 된다는 원리에 충실하고 있단다. 그래서 역사 속에 있어왔던 전쟁들은 물 전쟁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의 날이 지난 후, 어머니 독서 그룹에서 일본 학자 에모토 마사루가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물의 날에 맞춰서 선택한 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의 특성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을 통해서 배우고 알게 된 정보는 ‘물은 파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실험을 것들을 실제로 고성능 카메라도 직접 촬영하고 그 상태를 독자들에게 증거물로 제시해 주고 있다.

컵에 들어있는 물을 향하여 ‘사랑한다. 감사해, 고마워’라는 말을 직접 말로써, 또는 글을 써서 컵에 붙여두면 물의 결정체가 육각형의 형체를 이루며 질서정연한 아름다운 모양이 되지만, 반대로 ‘밉다. 꼴 보기 싫다’는 말이나 글을 전달하게 되면 물의 결정체가 아주 보기 흉하게 이지러지고 무질서한 모양을 변해있었다.

사람의 인체는 70-8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곧 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물로 구성된 사람에게도 물이 일으키는 파장이 있을 수 있음을 저자는 암시해 주고 있다. 그래서 독서 그룹의 어머니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신들이 경험했던 말이나 글의 파장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반응을 보인 기억, 자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 문이 열렸던 기억들을 스스럼없이 주고받았다.

물의 파장론은 예상외로 우리 생활 속에서 특히 인간관계 속에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이 물이다’ 라고 한다면 너무 비약된 듯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분명 사랑의 감정과 미움의 감정이 전달되는 것은 사실이고. 나아가서 사랑은 사랑으로, 미움은 미움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미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부정적인 인생관을 가지게 되고,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한 아이들은 긍정적인 인생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이미 교육계에서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론이다.

미움은 미움을, 사랑은 사랑을 따르게 되고, 미움은 미움의 반응을, 사랑은 사랑의 반응을 따르게 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이란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파장이 오고가는 삶의 공간이다.

그 공간 속에서 결국 한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고, 그 성격은 결국 개인의 삶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를 실감하게 된다.

사람은 대화의 존재다. 대화가 풀리지 않으면 문제도 풀리지 않는 법이다. 대화는 사실적인 대화도 있지만 감정적 대화도 있다. 사랑과 미움의 대화는 감정적 대화이다. 감정적 대화를 주고받을 때 그 감정은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상대방은 전달되는 감정에 따라 반응을 하게 된다. 물의 파장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대화의 파장일어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삶의 주변을 한 번 돌아보자. 한 모금의 물조차도 사랑과 미움의 감정 정도에 따라서 반응을 다르게 보인다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야 두말 할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서로간에 더 많은 사랑의 감정을 담은 말을 주고받거나 글을 주고받는다면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랑의 세상으로 변화해 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 세상은 너무 삭막하다 무섭다. 오고가는 말들이 너무 살벌하다.

사랑의 감정을 나눌만큼의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렇게 힘들지 않은 말 한 마디, 문자 한 줄인데 그 사랑의 표현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워 보인다. 서로를 향해 사랑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의 언어를 전달할 수 있다면 우리 서로서로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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