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호용(한동대 겸임교수)

어느 날 외팔교가 차츰 붕괴돼 간다는 소식에 현장을 가보았다. 다리 붕괴 원인은 외팔 시공이 문제였다. 붕괴위험이 걱정돼 몇 차례 사진촬영도 하고 지적도 등을 면밀히 파악한 후 대책을 제시한 적이 있다.

첫째, 강변에서 형산강 수면위에 2차선 두 팔다리를 설치, 기존의 2차선 도로와 연결하면 안전하고 튼튼한 4차선이 된다.

두 번째 안은현 기차터널을 약 30~50m 안쪽(북향)으로 설계, 새로운 터널을 만들고 구 터널을 절개해 완벽한 4차선 평지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포항 관문이 캄캄한 터널인것과 포항 시가지를 한눈에 펼쳐 볼 수 있는 평지도로 관문의 첫 인상은 사뭇 다를 것이다. 정책 입안자나 관련부서 공무원들의 안일한 결정으로 국고 낭비는 물론 대형 차량에서 뿜어 나오는 매연과 연간 에너지 낭비는 얼마인지 모른다.

작년 7월 박승호 포항시장 취임 후 타 지방자치단체 부지에 약 6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포항'이란 홍보간판을 전시해 놓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경주시의 반발로 흉물로 전락해 있다가 간판 전면과 후면을 나누어 포항과 경주를 홍보하는 문구를 넣기로 하고 일단락된 헤프닝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련 IC 동편 산 언덕이 훨씬 좋은 위치였던 것 같다. 갈수록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이용이 높아짐에 따라 차량 이동량이 증가하고 사통팔달의 관문으로 포항시를 알리는데 더 없이 좋은 장소라 할 수 있다.

간판 홍보내용 또한 갈매기 대신 과메기나 국제 불꽃축제 사진을 바탕으로 한다든지, 어쨌든 포항의 이미지와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창의적인 디자인이 돼야 할 것이 아닌가?

요즈음 북부해수욕장 명칭을 바꾸자는 논의가 거세게 일고 있다. 북부란 이름이 지역성을 잘 담지 못한다고 새로운 이름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다.

영일만, 아호, 해오름 등이 논의 중으로 최종 결론은 아직 못 내린 것 같다. 지역민의 정서가 짙은 해수욕장 이름을 지나치게 거창하게 개명하는 것보다 정감있고 친근감있는 명칭으로 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외팔교와 홍보용 입간판의 예산 낭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협의와 공론을 통해 경솔한 정책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북부해수욕장 개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두호동 해변을 따라 가다보면 설머리 라는 곳이 있다.

사라진 옛 이름이라도 정감이 가고 그 느낌이 참 좋아 보였다. 설머리에서 '설'은 새해 첫날을 뜻하고 '머리'는 으뜸의 의미다. 한자로 '雪'이란 흰 눈을 뜻하는데 새로운 해수욕장이름으로 손색 없을 것 같아 필자는 '북부해수욕장'을 '포항 설머리 해수욕장'이라 개명했으면 한다.

만약 개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매년 그곳에서 열리는 과메기 축제(겨울), 국제 불꽃 축제(여름) 행사로 알려지는 데 매우 도움이 되고 새로운 포항의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부산 광안리, 해운대 강릉 경포대보다 더 정감있고 토속적인 그 이름 '포항 설머리해수욕장'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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