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윤경자씨 모자의 작은 소망

윤경자씨

"나의 가장 큰 소원은 아들 종균(21)이가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아 같은 또래 아이들처럼 자신의 꿈을 활짝 펼치는 것입니다"

윤경자(47.구미시)씨는 요즘 "수술만 받는다면 병이 완치될 수 있다"는 담당의사의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병명조차 제대로 알지못해 가슴만 태우며 지낸 시간들이 주마등같이 눈앞을 스쳤다. 이제는 정말 아들이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아들 종균이가 몸이 아프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 부터. 딱히 원인을 알 수 없이 몸이 자주 붓더니 5학년에 올라가면서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넘어져 다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하지만 뚜렷한 병명은 나오지 않은 채 몸은 호전될 기미가 없었다. 윤씨의 가슴은 점점 타들어 갔다.

윤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로써 해준 것 없이 아픈 병만 안겨준 것 같아 제 자신이 너무나 미웠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라며 힘들었던 그때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윤씨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구미시청 김종순계장과 직원들이 윤씨 모자 돕기 운동에 팔을 걷어 부쳤다. 이들의 도움으로 종균이는 서울대병원 어린이 병동에 입원을 하게 됐다.

진단결과 폐와 신장 등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일어나는 '만성부종'이라고 했다. 당시 담당의사는 "발병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리 오래살 것 같지 않겠다"는 소견을 내놨다. 또다시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자신의 잘못으로 사랑하는 아들이 몹쓸 병에 걸려 짧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미칠 것만 같았다.

결혼 20년만에 남편과는 몇해전 헤어졌다.

수많은 약에 의지한 채 1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어려운 가정생활로 아들의 병은 점점 더 악화됐다. 먹던 약조차 효과가 없었다. 또다시 복수가 차올라 2005년 9월에 서울대병원에 다시 입원을 했다. 희귀병에 가까운 심근경색증이라고 했다. 심장을 덮고 있는 막을 발견하고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전 담당의사는 "심장막 제거 수술 받은 환자는 지금까지 이군을 포함해 3명뿐입니다.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수술실로 아들을 보낸 윤씨는 수술 내내 수술실 앞에서 자리를 뗄 수 없었다. 아들은 수술후 꼬박 14일간 의식을 잃고 병상에 누워 있었다. 몸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앙상한 나무가지와 같았다.

윤씨는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14일 내내 병실에서 눈물로 지샜다"면서 "앙상한 작은 체구에 수십개의 주사바늘을 꽂은 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들은 수술 14일만에 의식을 찾고 점차 몸이 회복되는 듯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이번에는 아들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던 윤씨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다. 병원 진찰 결과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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