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에 '밑반찬 만들어 주기' 봉사
복지관대청소·자연보호활동 등 팔걷어

안동에서는 '말없는 천사'로 알려진 이금조(55세. 안동시 와룡면)씨. 그녀는 안동에서도 변두리인 신안동에서 넉넉하지 못한 집안의 8남매의 장녀로 태어났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채 어려운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으로 힘들게 생활하다 23세 되던 해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어릴적 어려운 가정 형편과 가정의 무관심으로 천연두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얼굴에는 상처(일명 곰보) 자국이 남아 있다. 보통사람 같으면 부끄러워 나서기를 싫어 할만도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항상 천사같다.

그녀는 오랜기간 노력봉사로 인한 관절염으로 절름거리는 다리를 끌고 있음에도 새벽4시면 동틈을 알리는 장닭 울음과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아침밥을 준비한 후 오전 8시경이면 어김없이 자원봉사의 길로 나선다.

그녀는 자원봉사을 하면서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한마디로 자원봉사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냥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돕는 일이 그냥 좋고, 마음 편하다고 한다.

맨 처음 봉사에 나선 것은 6남매를 키우며 남편이 목수일로 벌어다 주는 수입으론 본인의 가정도 꾸리기 어려운 시기인 1980년대 초였다. 점심때 이웃의 독거노인 15~20명에게 점심을 대접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다.

그녀는 90년대들어 본격적인 봉사의 길에 나섰다. 사회복지시설이 증가하고,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매일 점심 대접을 받던 노인들이 복지시설에 수용됐다. 그녀는 자녀들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한 터라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은 것.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방과후에 아들과 함께 안동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안동댐 주변 도로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자연보호 활동에 발벗고 나섰다. 매일 낮에는 항상 40~50명의 노인들이 이용하는 명륜동 노인정에 나가 다른 봉사자와 함께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고 말 벗이 됐다.

그녀는 또 1994년부터 현재까지 안동시여성자원봉사자로 등록, 매주 월요일 환경보호분과 자원봉사자들과 같이 명승지 환경정화활동을, 재가봉사분과 봉사자들과는 매월 첫째, 셋째주 금요일 독거 노인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펼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뿐만 아니라 1998년부터는 안동시자원봉사센테에서 운영중인 '독거노인에게 밑반찬 만들어 주기 봉사'에도 참여, 매주 수요일이면 음식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설린복지회관은 매월 1번씩 들러 대청소 및 설거지를, 나환자촌인 성자원은 매월 둘째·셋째주 금요일에 들러 반찬 만들어 주기 봉사를 하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봉사는 일상생활이 되버린지 오래다. 그녀의 솔선수범적인 봉사활동이 입소문을 타고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안동시바르게살기위원회 위원 감투까지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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