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예천읍 상설시장 주변과 시내 대형 마트 앞에는 모처럼 대목을 맞아 상인들이 진열해 놓은 크고 작은 선물 세트가 도로변에까지 쌓여있고 저마다 설 선물을 장만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예천 성당 나눔의 집에서는 설을 맞았지만 쓸쓸한 명절을 보내게 될 혼자사는 어르신과 불우이웃들에게 배달할 도시락과 작은 명절 선물을 챙기느라 한국부인회 예천지회 회원들의 분주한 손길이 대조를 이뤘다.

예천자원봉사센터 박미순 사회복지사는 예천읍 우계, 갈구리와 감천면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달 할 도시락을 차에 싣고 출발하면서 행여 부인회 회원들이 정성스레 마련한 도시락이 식을세라 마음이 급했다.

몸도 제대로 가누시지 못하는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사회복지사가 건네주는 도시락을 받아들고는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자식들을 기다리는 속내와 쓸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예천자원봉사센터에서 수년째 일을 해온 박 복지사는 방안의 훈기와 부엌 살림 등은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건강상태까지 일일이 체크하며 현제의 근황과 다음 봉사때 필요한 사항까지 꼼꼼히 노트에 적었다.

박 복지사가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한 할머니는 좁고 추운 방안에서 얼굴만 내미신 채 "나는 돼지고기는 못먹어 아까우니 행여 다른 사람이라도 가져다 주라"며 한사코 고기반찬을 사양했다.

최근들어 정부와 대부분의 일선 지방자치단체도 국민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하지만 지역의 복지는 미흡한게 현실이다.

박 복지사는 "일주일에 한번 하는 도시락 배달이 불우이웃들의 허기와 외로움을 얼마나 해소시켜 줄 수 늘 죄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우리의 복지정책이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현실이 씁슬하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내년 설에는 나눔의 집에서 더 이상 불우이웃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군민복지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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