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구모 4 안팎의 지진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신호로 봐야 한다. 동해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 발생 3일만인 22일 새벽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km 해역에서 규모 3.8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진 전문가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해저 지진으로 인해 내륙에서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열발전소로 인해 촉발된 2017년 11월의 포항 지진과 경주시에서 규모 5.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적잖은 피해를 냈던 2016년 9월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아직도 보금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이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은 아직 지진 피해 복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동해 해저단층에 대한 면밀한 관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경북 동해안에 몰려 있는 원전의 안전 문제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이번 울진 지진으로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지만 울진 일대의 건물이 흔들리고 여러 차례 여진이 이어지는 등 주민 불안이 컸다. 하지만 이 정도의 지진이 육지에서 일어났다면 상당한 피해가 났을 것이다. 최근 이웃 일본과 대만, 필리핀에서 강진이 이어지는 것도 지진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1월 1일 규모 3.1(영덕 동북동 해역), 1월 10일 규모 2.5(경주 남남서쪽), 1월 31일 규모 2.2(영덕 동북동 해역), 2월 10일 규모 4.1(포항 동북동 해역), 2월 10일 규모 2.5(포항 동북동 해역), 앞서 19일 규모 4.3(동해 북동 해역) 등 경북 동해 해저에서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올 들어 해저지진이 13건, 내륙지진 14건 등 27차례나 지진이 발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유라시아판 경계에 있는 일본 열도가 약 2m 동쪽으로 밀렸고, 같은 판 안쪽에 위치한 한반도까지 일본 방향으로 최대 5㎝ 이동했다”면서 “2011년 이후 국내 곳곳에서 규모 5.0 안팎 지진이 발생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의 에너지가 산재한 한반도 단층대를 자극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과거에 큰 지진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비교적 잠잠한 중부내륙 속리산 일대 등에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정청과 자유한국당 등은 추경예산에 포항지진 복구예산은 물론 내진 보강예산 등도 적극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낸 포항 지진 복구를 위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동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지진은 경북 동해안 내륙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지진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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