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김기동, 철의 군단 지휘봉을 잡다
철인 김기동, 철의 군단 지휘봉을 잡다
  • 이종욱 기자
  • 승인 2019년 04월 23일 21시 1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24일 수요일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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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부터 시작해 19시즌 만에 필드플레이어 500경기 출장 대기록
K리그 명가 재건…축구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모험·도전 수락
2011년 10월 22일 K리그 사상 최초의 필드플레이어 500경기 출장기록을 세울 당시의 김기동 감독.

포항스틸러스는 23일 올 시즌 개막 후 계속되는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해 최순호 감독 대신 김기동 수석 코치를 제 12대 감독을 선임했다.

1972년 충남 당진에 태어난 김기동은 신평중과 신평고를 거쳐 지난 1991년 포항스틸러스에 연습생으로 입단한 뒤 1993년 부천SK(현 제주유나이티드)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김기동은 부천에서 10시즌을 뛴 뒤 지난 2003년 포항으로 복귀해 2011년 은퇴할 때까지 9시즌을 뛰는 등 프로선수 생활만 19년을 했지만 포항팬이 아니라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171㎝ 70㎏의 자그마한 체구에, 미드필더라는 특성으로 인해 눈에 띄기가 쉽지 않았기에 그의 이름 앞에는 스타선수들이 달고 다닌 별명조차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0월 22일 포항스틸야드에 마침내 그의 별명이 아로 새겨졌다.

연습생을 출발해 무려 19시즌 만에 당시 로서는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전대미문의 필드플레이어 500경기 출장의 문을 개척한 것이다.

이날 포항팬들은 ‘내가 뛰는 것은 필드에 있을 때 비로소 심장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그것을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철인 김기동 자랑스럽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철인 김기동의 탄생이었다.

그는 프로출발도 험난했지만 축구선수생활 전체가 왜소한 체구로 인해 홀대받기 일쑤였고, 관심밖으로 나간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작은 체구를 원망하지 않았다.

프로 필드플레이어 500경기 출장을 기록하던 날 김기동은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지 못했기에 어릴 때부터 축구를 오래 못할 것이라는 말을 숱하게 들으며 자랐죠. 그렇지만 그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많은 노력을 기울였기에 오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며 원망보다는 꽁꽁 묶은 축구화 끈을 더욱 졸라매며 자신을 다그쳐 왔다.

지난 2002년 말 포항으로 이적할 당시에도 우리 나이로 30대에 접어든 모험이자 도전이었고, 그는 포항에서 더 큰 꿈을 이뤄냈다.

지난 1997년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목표인 태극마크를 달고 1998년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에 출전했지만 그의 태극마크는 여기가 끝이었다.

하지만 그는 2013 U22&23 청소년대표팀 코치·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2015~16 리우올림픽 대표팀 코치 등 지도자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만큼 그의 삶은 늘 도전과 모험이었다.

23일 꿈에 그리던 지휘봉을 잡게 된 포항스틸러스의 현실도 그의 축구인생과 닮았다.

지난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한국프로축구사상 최초의 K리그·FA컵 더블우승의 신화를 이뤄냈던 포항은 지난 2016년 9위, 2017년 7위, 2018년 4위에 그치는 등 K리그 축구 명가의 위신이 만신창이가 됐다.

올 시즌 포항은 축구 명가 재건을 외치며 호기롭게 출범했지만 8라운드 현재 성적은 참담하다.

김기동은 그런 포항을 지휘하게 된 것이다.

그에게는 어쩌면 축구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모험이자 도전이 되겠지만 다시 한번 ‘철인 김기동’신화에 도전한다.

“신체적 조건은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장기가 무엇인지 알고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관리를 하게 되면 또 다른 김기동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던 김기동 감독이 어떤 K리그의 전설을 쓸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기동 감독은 2011년 10월 30일 성남전에 출전하면서 당시 필드플레이어 최다출장기록을 세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2011년 4월 6일 대전을 상대로 필드플레이어 최고령 도움, 2011년 7월 최고령 득점 기록을 세웠지만 2019년 라이언킹 이동국에게 최고령출장·최고령 도움·최고령득점 기록을 모두 넘겼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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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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