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고성·몸싸움·성추행 공방에 의장실 난장판
'패스트트랙 충돌'…고성·몸싸움·성추행 공방에 의장실 난장판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9년 04월 24일 22시 0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25일 목요일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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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오신환 사보임 허용말라" 촉구
문 의장, 쇼크 증세로 병원행…임이자 의원 "문 의장 신체접촉"
여성의원들 "성추행 혐의 고발"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문제로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은 24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사임과 보임의 준말·현재 맡고 있는 상임위를 그만두고 다른 상임위로 옮기는 것을 뜻함)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 받았고, 한국당 의원들과 국회 직원들 간의 일부 몸싸움도 벌어졌다.

문 의장은 쇼크 증세로 병원에 후송됐으며, 현재 입원 중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허가하면 결국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의 길로 가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의장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무너뜨리는 장본인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의장은 “(이렇게) 겁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최후의 결정은 내가 할 것”이라면서 “국회 관행을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답했다.

문 의장의 발언이 ‘사보임 허가’의 뜻으로 해석되자 나 원내대표와 동행한 한국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권성동 의원은 상임위원 사보임과 관련한 국회법을 거론하며 “의장이 규정을 지키려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의장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고, 이은재 의원도 “의장은 사퇴하라”고 가세했다.

한국당 소속 국회부의장인 이주영 의원이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거친 설전이 오갔고 일부 의원은 국회 직원들과 서로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국회가 난장판이다. 의장실에 와서 뭐 하는 것이냐”며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이게 대한민국 국회가 맞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문 국회의장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멱살을 잡으려고 하느냐. 멱살을 잡아라”라고 따지자 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내가 왜 멱살을 잡나”라고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날 한국당의 의장실 항의방문은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의 오신환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막기 위해서였다.

국회법 48조 6항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 회기는 내달 7일까지로, 법 규정대로라면 현재 오 의원의 사보임은 불가능하다.

다만 관례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의 특정 상임위원 사보임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사유를 검토해 대부분 허가해 왔다고 국회 사무처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날 30분간 진행된 항의방문은 문 의장이 건강 이상을 호소, 의장실을 급히 빠져나가면서 끝났다.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 증세로 국회 의무실을 찾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의무진의 소견에 따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했다.

국회의장 대변인실은 문 의장 입원 후 입장문을 통해 “있을 수 없는 폭거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며 한국당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여야 4당은 일제히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의장실 항의방문을 비난했다.

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우리 정치가 이렇게 심각하게 퇴행해도 되는 것인가. 한국당은 장외투쟁에 이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로 마음 먹었는가. 국회를 무시하는 폭거”라며 “한국당은 문 의장을 비롯한 국회 사무처, 국회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국회의원과 국회가 국민의 모범이 돼야지 싸움과 억지가 난무하는 싸움판, 난장판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한국당의 행위는 초법적 발상이며 도의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고,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제1야당이 동네 뒷골목에서나 볼법한 행태로 국회의장까지 겁박했다. 한국당은 ‘찌질한 짓’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2017년 자신의 사보임 요청을 정세균 전 의장이 거절했던 것을 언급, “문 의장께 호소드린다. 정 전 의장님의 현명한 선례를 존중해달라”며 “국회가 국민을 섬길 수 있도록 의회민주주의를 바로 세워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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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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