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국제논문 메타 분석…적색육 섭취땐 위암발생률 41%
베이컨 등 가공육은 57%로 증가…닭고기 등 백색육은 위험도 줄어
고기 섭취땐 야채 많이 곁들어야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지나친 섭취는 위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반면, 닭고기 등 백색육은 위험도를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5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적색육, 가공육, 백색육 섭취가 각각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지난해 11월까지 각종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국내외 43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암 발생과 육류섭취의 연관성을 장기간 관찰한 코호트(역학) 연구 11편(연구참여자 176만명 중위암환자 4314명), 위암환자(1만2258명)와 건강한 대조군(7만6806명)을 직접 비교한 연구 32편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쇠고기·돼지고기 등 적색육 섭취량이 가장 많은 군은 가장 적은 군에 비해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41% 높았으며 같은 비교 조건에서 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의 경우 상대위험도가 57%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반면, 닭고기 등 백색육 섭취량이 가장 많은 군은 가장 적은 군보다 위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20%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종류별 고기 섭취량을 세부적으로 보면, 적색육을 매일 100g씩 섭취하는 사람은 적색육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도가 26% 높았다.

특히,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었을 때의 위암 발생 위험도는 72%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으나 백색육을 매일 100g씩 섭취했을 때 위암 발생 위험도는 14% 낮아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암 발생 1위는 ‘위암’이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위암은 국내 전체 암 발생(22만9180명)의 13.3%(3만504명)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암 환자 수를 기록했다.

적색육에 들어있는 철분 성분인 ‘헴(Heme) 철’이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소화합물’(NOCs) 생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른 DNA 손상이나 산화스트레스는 위암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성장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가공육의 경우 고온 조리과정에서 헤테로사이클릭아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의 유해물질을 생성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5년 가공육과 적색육을 각각 1군, 2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백색육이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좋은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메타분석 연구”라며 “고기를 먹을 때 배추, 상추 등을 곁들여 먹으면 발암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해독화효소’가 많이 생기는 만큼 야채를 듬뿍 곁들이고, 삶거나 끓여 먹는 우리의 전통적인 고기 섭취 습관을 갖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백색육을 포함한 육류섭취와 위암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가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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