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문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대구를 방문했다. 지난해 2·28 기념행사 때 이어 두 번 째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 2·28 때는 물론 오찬을 하기는 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행사만 치르고 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달성 국가산단에 있는 현대로보틱스 공장에서 ‘로봇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가 대구의 로봇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대구 로봇산업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적극 지원 방침을 밝혔다. 칠성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상인들의 환대를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경제인들을 주축으로 한 오찬 간담회장이었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이 통합 신공항 이전은 550만 대구경북 도민의 숙원 사업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시 도민들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이른 시일 내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박수를 친 건 처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 대통령이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는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물 기술인증원 대구 유치 가능성도 빼놓지 않았다. 한마디로 이날 대통령의 방문은 긍정적이었다.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사실 문 정부를 향한 지역민의 반응은 그동안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자유한국당 정서가 강한 데다 경북·대구를 패싱 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부산이나 광주는 벌써 네다섯 번 방문하는 동안 경북·대구에는 제대로 오지도 않았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을 통해 느낀 것은 여론이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좀 더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가 지역을 자주 찾아 소통하는 길이다.

지역민들은 이제부터 진짜 문 대통령을 평가하려고 준비하고 있을 게다. 이번 방문 때 언급한 물 기술인증원과 통합 신공항 최종 이전 부지를 얼마나 빨리 확정해 주느냐 여부다. 마지막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제 문 정부는 다음 달 이면 취임 3년 차에 들어선다. 임기 5년 중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정말이지 문 정부는 온 나라 국민으로부터 성원과 지지를 받으며 꼭 성공을 해야 한다. 가능성도 봤다. 그게 대한민국을 생각하고 위하는 길이다. 그러려면 지역을 자주 찾아 소통해야 한다.

내년이면 총선이다. 문 정부가 경북·대구를 팽개치면 또다시 특정 정당이 독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얼마 전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은 대구민심이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과는 심각하게 괴리돼 있다며 가슴 아파했다.

경북·대구는 참 어렵다. 문 대통령이 경북·대구를 외면하지 말고, 자주 방문해야 하는 이유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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